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은 미얀마 군부가 임명한 테 아웅 관광호텔부 장관이 유엔 세계관광기구(UNWTO)와 필리핀 문체부가 주관하고 한국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원한 워크숍에 참석했다는 현지 국영TV의 보도. 해당 보도 이후 미얀마 인권·시민단체들은 “쿠데타 군부에 정당성을 부여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사진=미야와디TV 뉴스 캡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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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 쿠데타를 일으킨 군사 정부의 장관을 미얀마 대표로 초대해 워크숍을 진행한 유엔 세계관광기구(UNWTO)와 한국 문화체육관광부에 대해 미얀마 인권단체와 시민들이 “군사정부에 대표성을 부여하고 선전거리를 제공했다”고 비판했다.
미얀마 인권단체인 저스티스 포 미얀마(JFM)는 18일(현지시간) “유엔 세계관광기구(UNWTO)는 지난 14일 열린 지속가능한 관광에 대한 워크숍에 미얀마 군부 장관을 초대해 괴뢰정권인 미얀마 군부에 정당성을 부여했다”며 “인권을 존중하는 대신 테러리스트(군부)에게 플랫폼을 제공하고 선전거리를 제공했다”고 비판했다. 저스티스 포 미얀마는 해당 행사는 한국 문체부의 지원으로 이뤄졌다고 언급했다.
지난 14일 열린 해당 행사는 ‘지속 가능한 관광을 위한 측정(MST)’에 관한 워크숍으로 UNWTO와 필리핀 문체부가 하이브리드 형식으로 주관하고 한국 문체부가 지원했다. 미얀마에서는 군정이 임명한 테 아웅 호텔관광부 장관이 참석했다.
군부 소유의 미야와디TV·국영통신사(MNA) 등은 15일 테 아웅 장관의 참석을 보도했다. TV뉴스 화면에는 한국 문체부 로고가 선명하게 보이는 행사 화면이 송출됐고 국영 언론은 군정이 미얀마 대표로 참석했다는 대표성과 정당성 강조에 힘을 실었다.
UNWTO가 주최한 또 다른 행사인 관광안전 및 보안백서에 관한 행사에서도 국영언론은 “미얀마는 UNWTO의 회원국”이란 내용과 테 아웅 장관의 참석을 함께 보도했다. 흡사 유엔기구·한국 문체부와 다른 국가 대표들이 군정을 대표로 인정한 듯한 느낌을 받도록 한 것이다.
JFM는 이에 대해 “민간인을 상대로 잔혹한 범죄를 저지르는 테러조직인 미얀마 군부에게 UNWTO와 참석자들이 다시금 정당성과 선전을 위한 거리를 제공했다”고 비판했다. JFM는 인권의 날이었던 지난 10일 255개의 국제인권·시민단체들이 UNWTO를 포함한 유엔의 모든 기구에게 살인을 저지르고 있는 군부를 합법화하거나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을 중단할 것이란 성명서를 발표했지만 15일 또다시 군부와 영합했다고 지적했다.
야다나 마웅 저스티스 포 미얀마 대변인은 19일 아시아투데이에 “한국 문체부가 불법 미얀마 군사정부 장관이 포함된 행사를 후원했다는 것은 정말 끔찍한 일이다. 군사정권은 테러리스트 조직이며 인정받아서는 안 된다”라며 “이번 워크숍과 한국 정부 관계자의 참석은 군 소유 방송망을 포함한 군사정권 선전에 특집으로 다뤄졌다. 우리는 한국 정부와 유엔 기구들이 미얀마 군정과의 모든 협력을 중단하고 인권을 존중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미얀마 시민들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월 1일 군부 쿠데타 이후 군부에 맞서 시민불복종운동(CDM)에 참여하고 있는 양곤 대학교 강사 A씨는 19일 아시아투데이에 “미얀마는 지금 살인자 군대의 치하에 놓여있다”며 “유엔과 한국이 정말 미얀마 군정이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관광을 논의할 수 있는 미얀마의 대표라고 생각하는 것인지 시민들 모두 궁금해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국제사회가 이러한 행사와 공적인 자리에 미얀마 대표로 군정을 초대하는 것은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맞서 싸우고 있는 시민들을 막는 것이란 부끄러움을 느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문체부 관계자는 19일 “해당 워크숍은 실무급이 참석하는 회의로, 문체부도 영상 축사를 보냈을 뿐”이라며 “행사 계획안이나 당일 발표자(명단)에는 미얀마 장관이 포함돼 있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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