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국회사진기자단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아내 김건희씨의 경력 부풀리기 의혹에 대해 사과한 것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18일 “마지못해 억지로 사과하는 태도를 보며 어디서 본듯한 기시감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1980년대만 해도 버스나 지하철에 덩치 크고 험상궂은 사내가 올라와서 갑자기 종이쪽지를 나눠줬다. 그 쪽지에는 자신은 조직폭력 등으로 교도소 다녀온 후 반성하고 갱생의 길을 걷고 있으니 도와달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며 과거 일화를 언급하고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조폭이) 물건을 건네서 파는 경우도 있지만 그냥 돈을 달라는 경우도 있었다. 한 번 연설하고 난 이후 ‘착하게 살겠습니다’라고 깍두기 인사를 하고 간다”며 “흠칫하며 개운치 않는 느낌을 저버릴 수 없었다”고 했다.
송 대표는 또 “아내의 이력서 허위기재 등의 의혹에 관해 사과하는 윤 후보의 모습을 보면서 김종인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위원장, 성낙인 전 서울대 총장이 말한대로 ‘평생 검사가 바로 대통령이 된다는 것은 힘든 일이구나’라는 느낌을 재확인한다”며 “일생을 사람을 의심하고 수사하고 구속시키고 기소하던 일만 하던 사람이 국민을 하늘처럼 섬기고 받들어야 하는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을지 더욱 더 회의감을 들게 한다”고 했다.
이어 “윤 후보와 아내 김씨, 장모 최은순씨 등에 대한 본격적인 검증이 진행 중인데 점입가경”이라며 “검사 사위의 배경을 믿고 아내와 장모가 부동산 투기와 주가 조작 등을 해도 제대로 수사도 받지 않고 지금까지 불법을 해왔다. 대통령이 되면 저 가족들이 어떻게 될지 아연실색하게 만드는 상황”이라고 했다.
송 대표는 “권력은 철저히 국민에게서 나와야 하고 통제돼야 남용되지 않는다”며 “그런데 권력을 행사하는 핵심기관, 즉 누구를 수사할지 말지, 누구를 기소할지 말지, 어떤 범죄를 적용할지 말지를 편의적으로 결정하는 강력한 권력기관인 검찰이 사유화되고 검찰조직이 국가조직을 장악하면 민주주의의 위기가 본격화되는 것”이라고 했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 17일 아내 김씨의 경력 부풀리기 의혹과 관련해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경력 기재가 정확하지 않고 논란을 야기하게 된 것 자체 만으로 제가 강조해 온 공정과 상식에 맞지 않는 것임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다만 김씨에 제기된 의혹에 대한 구체적인 사실관계는 언급하지 않았다.
[김자아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