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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선 요금 기습 인상하고, 인도선 파격 인하한 넷플릭스

조선비즈 장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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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선 요금 기습 인상하고, 인도선 파격 인하한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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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은현

그래픽=이은현



최근 국내에서 가격을 두 자릿수 인상한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체 넷플릭스가 인도에서는 가격을 최대 60% 인하하는 승부수를 띄워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지 업체와 외산 OTT 업체의 격전지가 되고 있는 인도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으로 더 많은 가입자를 유치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4일(현지시각) 넷플릭스는 인도 요금제 가격을 모든 기기에서 즐길 수 있는 베이직 서비스(해상도 480p)의 경우 499루피에서 199루피(약 3100원)로 대폭 할인한다고 밝혔다. 같은 해상도로 모바일에서만 볼 수 있는 전용 요금제는 149루피(2300원)로 가격을 낮췄다. 해상도(1080p)를 높인 스탠다드 요금제는 499루피(7800원), 고화질(4K) 해상도와 동시에 4개 기기로 즐길 수 있는 프리미엄 요금제는 649루피(1만원)로 각각 인하했다. 국내에서 서비스 중인 스탠다드 요금제가 월 1만3500원, 프리미엄이 1만7000원인 것과 비교하면, 거의 반값 수준이다.

이런 가격 정책은 넷플릭스가 2016년 인도 시장에 상륙한 이후 두 번째 나온 것이다. 넷플릭스는 상대적으로 비싼 구독료로 현지 시장에서 맥을 못 추자 지난 2019년 인도 시장 한정으로 모바일 전용 요금제를 선보인 바 있다. 이를 통해 상당수의 구독자를 확보한 경험이 있다.

콧대 높은 넷플릭스가 수익을 어느 정도 포기하면서까지 공을 들이는 것은 그만큼 인도가 반드시 잡아야 할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미디어 파트너스 아시아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OTT 서비스에 비용을 지불하는 인도인은 89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해(5700만명)보다 많이 늘어난 수치다. 2026년까지 인도의 OTT 구독자 수는 2억명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이 기관은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TV 이용자들이 저렴하면서 볼거리가 많은 OTT로 이동하는 이른바 ‘코드커팅(유료방송 해지)’ 트렌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가속화하고 있어 인도 내 OTT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라며 “현재는 여러 업체가 난립 양상이지만, 몇 년 동안 합종연횡이 있을 수 있다”라고 했다.

넷플릭스는 가입자 유치를 위해 가격 인하뿐 아니라 지난 2년간 3000억루피(약 4조6800억원)를 콘텐츠 투자에 쏟아붓기도 했다. 현재까지 제작한 오리지널(자체 제작) 콘텐츠 수는 70개, 현재 제작 중인 오리지널 수는 90개라고 회사 측은 밝히고 있다.


옴디아 집계를 보면, 지난해 인도 OTT 시장에서 넷플릭스는 점유율 7%다. 1위는 디즈니플러스(+)가 인수한 인도 현지 OTT ‘핫스타’로 점유율이 41%에 달한다. 그 뒤를 또 다른 현지 OTT 업체인 에로스 나우(24%)가 쫓고 있다. 넷플릭스와 함께 2016년 인도 시장에 상륙한 아마존 프라임비디오는 9%로 3위다.

다만 수익만 놓고 보면 핫스타, 아마존 프라임비디오, 넷플릭스가 전체 75%를 점유하며 삼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하고 있다. 업계 1위 핫스타는 현재 모바일 전용(499루피), 수퍼(899루피), 프리미엄(1499루피) 등 세 가지 요금제를 내놓고 있다. 아마존 프라임비디오는 넷플릭스와 달리 가격을 인상했다.

장우정 기자(w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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