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3개국 순방서 중국 견제…인도네시아국립대 강연
블링컨 장관, 인도네시아국립대서 '인도-태평양 전략' 강연 |
안타라통신과 외신들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이날 강연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의 중요성과 미국의 전략에 관해 연설하면서 '규칙에 근거한 국제질서 수호'를 앞세우며 중국을 겨냥했다.
블링컨 장관은 "모든 국가는 자신의 길을 선택할 권리를 가진다. 그래서 걱정이 크다"며 "동북아시아에서 동남아시아로, 메콩강에서 태평양 열도에 이르기까지 중국 정부의 공격적인 행동에 대한 우려가 매우 크다"고 꼬집었다.
그는 중국이 공해(公海)를 자신들의 것이라 주장하고, 공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해 시장을 왜곡하고 있으며, 자신들의 정책에 동의하지 않는 국가에 대한 수출을 거부하거나 거래를 취소한다고 문제점을 열거했다.
블링컨 장관은 "모든 지역의 국가들이 (중국의) 이러한 행동이 바뀌길 원한다. 우리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왜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치는지 설명하고, "인도-태평양 지역은 미국과 중국이 중심이 아니기에, 이곳에서 양국 간 경쟁과 충돌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이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유지하는 데 전념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이 지역 국가들과 군사 동맹을 강화하고 경제 관계를 확대해 미군이 경쟁력을 유지하도록 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는 미국이 호주, 일본, 필리핀, 한국, 태국 등 역내 5개국과 유대관계를 강화하고, 대부분 중국에 위협받는 아세안 국가들과 파트너십을 공고히 할 것이라고 구체적으로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또, 대만해협과 관련해서도 미국이 평화와 안전 보장을 원하는 점을 짚었다.
이밖에 블링컨 장관은 미얀마의 쿠데타 사태와 관련해 군부가 무차별적 폭력을 중단하고, 체포자를 석방하며 포용적 민주주의의 길로 가도록 압박하기 위해 동맹국·파트너들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14일 인도네시아국립대서 강연하는 블링컨 국무장관 |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아세안 국가들과 협력 강화를 통해 중국·러시아를 견제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미국은 지난 2017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마닐라 회의를 끝으로 아세안 정상회의에 줄곧 불참했고, 주 아세안 미국 대사도 임명하지 않는 등 아세안 국가들과 소원한 관계를 유지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올해 10월 화상으로 열린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했고, 지역 발전을 위해 1억200만 달러(약 1천190억 원)의 신규 지원을 약속하는 등 부쩍 달라진 행보를 보인다.
이달 초에는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등 아세안 4개국을 순방하며 미-아세안 정상회의 개최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을 했다.
블링컨 장관은 전날부터 이틀간 인도네시아를 방문한 데 이어 말레이시아, 태국으로 향한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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