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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 쿠드롱 있다"…'여 3쿠션샛별' 김예은, 성장드라마 썼다 [현장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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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제공 | 프로당구협회(P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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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고양=김용일기자] “김~예~은!”

프로당구 여자부 LPBA 통산 두 번째 우승을 차지한 김예은(22·웰컴저축은행)은 시상식에서 사회자 주문에 따라 ‘챔피언 이름’을 직접 호명하며 등장했다. 그리고는 앙증맞은 댄스 세리머니를 펼치면서 우승을 자축했다.

김예은은 13일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빛마루방송센터에서 열린 2021~2022시즌 프로당구 LPBA 4차 투어 ‘크라운해태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22세 차이가 나는 베테랑 윤경남(44)을 세트스코어 4-1(10-11 11-6 11-7 11-8 11-9)로 누르고 정상에 섰다. 그가 LPBA투어에서 우승한 건 2020~2021시즌 개막전으로 열린 지난해 7월 SK렌터카 챔피언십에서 프로 첫 타이틀을 품은 이후 1년 5개월여 만이다. 우승 상금 2000만 원을 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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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은은 올 시즌 앞선 세 차례 투어에서 16강이 최고 성적일 정도로 우승권과 거리가 멀었다. 이번 대회는 16강에서 김보미, 4강에서 ‘캄보디아 당구영웅’ 스롱 피아비 등 우승 후보를 연달아 꺾고 결승으로 진격했다. 초반 샷 감각이 올라오지 않아 1세트를 윤경남에게 내준 그는 2세트부터 에버리지 1점대를 회복하며 조금씩 기를 폈다. 3세트에 승부처에서 스리뱅크 샷으로 윤경남의 추격을 따돌린 데 이어 5세트엔 ‘쿠드롱의 바나나샷’을 연상케 하는 매직 샷으로 기세를 높였다. 12이닝에 7-9로 한 차례 역전을 허용했으나, 13이닝 공격에서 완벽한 뱅크샷으로 9-9 동점을 만들더니 비껴치기로 챔피언 포인트를 만들었다. 이어 옆돌리기로 마무리하며 경기를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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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식 직후 기자회견장에서 만난 김예은은 1세트 초반 9이닝 연속 공타에 머물며 흔들린 것에 “경기 전 훈련부터 느낌이 좋지 않았다”며 “경기 시작 이후에도 샷 감각이 좋지 않아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만 다 하자고’고 했다”고 밝혔다. ‘내려놓음’은 정상 궤도로 들어서는 반전 동력이다. 특히 5세트 ‘매직 샷’은 실제 ‘4대 천왕’ 쿠드롱의 공을 보고 따라 훈련한 것이라고 했다. 쿠드롱은 김예은과 소속팀 동료이자 리더다. 하루 뒤 남자부 PBA 4강전을 앞두고 있었음에도 쿠드롱은 자정이 될 때까지 진행된 김예은은 결승전을 현장에서 지켜봤다. 김예은은 “쿠드롱에게 너무나 감사하다. 그는 내게 늘 ‘넘버원 티나(세례명)’, ‘행복하냐’고 물어보며 지도해준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5세트 샷은) 쿠드롱이 오래전부터 알려준 공이다. 훈련도 많이 했고, 쿠드롱의 공을 많이 봤다. ‘내 안에 쿠드롱이 있다’고 생각하고 빙의해서 쳤는데 뿌듯하다”고 만족해했다.

LPBA투어에서 뛰는 언니 김율리도 이날 현장에서 동생의 경기를 바라봤다. 우승이 확정되자 오히려 더 눈시울을 붉혔다. 김예은은 “언니가 이번 대회에서 자기가 사고 칠 것 같다고 기대하더라. 그런데 PQ라운드서 떨어지고 내가 올라갔다”며 “내가 예민한 편인데 옆에서 잘 챙겨줘서 고맙다. 언니와 언젠가 결승에서 만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김예은은 어린 시절 당구천재로 불린 3쿠션 기대주다. 프로 입성 이후 첫 우승을 한 뒤 장기간 부진에 빠졌다가 이번에 깨어났다. 그는 “세상에 천재는 없는 것 같다. 훈련하는 만큼 결과가 나온다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더 많이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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