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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달라진 ‘박정희·전두환’ 발언,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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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달라진 ‘박정희·전두환’ 발언,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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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2일 경북 문경시 가은역을 찾아 꼬마열차에 탑승하기에 앞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2일 경북 문경시 가은역을 찾아 꼬마열차에 탑승하기에 앞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중도·우클릭 행보’가 갑자기 속도를 내고 있다. 주말 동안 대구·경북(TK)을 돌면서 두 전직 대통령인 박정희·전두환의 경제성과 평가 발언을 쏟아내고 문재인 정부와의 각 세우기를 통한 차별화 언급도 잇따라 했다. ‘실용주의’ 면모를 강조하며 중도·보수 표심을 겨냥한 것이 1차적인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면에는 대장동 사업 개발에 연루된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의 극단적 선택을 기점으로 ‘대장동 이슈’가 다시 대선 정국의 전면으로 떠오를까 우려하는 시각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후보의 ‘달라진 발언’은 3박4일 간의 TK 지역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첫날부터 나왔다. 지난 10일 대구에서는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산업화의 성과를 낸 대통령”으로 평가했고, 11일 경북 칠곡·안동에서는 “대구·경북이 낳은, 평가는 갈리지만 매우 눈에 띄는 정치인” “명백한 과오가 있긴 하지만 대한민국을 산업화를 통해 경제대국으로 만든 공이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12일에는 박 전 대통령의 업적으로 평가되는 ‘경부고속도로 건설’ 기녑탑이 있는 추풍령 휴게소를 들렀고, 13일에는 포항제철소를 방문한다. 이 후보는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에 대해서도 “‘3저 호황’을 잘 활용해 경제가 망가지지 않도록 제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한 건 성과”라고 평했다.

문재인 정부를 향해선 비판의 날이 더욱 예리해졌다. 이 후보는 10일 경북 경주 연설에서 “서울 집값이 올라서 생난리가 났다. 가격이 높아지는데 가격을 누르니 부작용이 발생한 것”이라며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맹공했다. 정부의 탈원전 기조를 지적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이재명은 문재인도 아니고 윤석열도 아니다. 이재명은 이재명”이라며 “이재명이 만들 세상은 지금까지와 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여태까지 색깔 똑같다고 빨간색(국민의힘 상징색)을 찍었다. 그런데 솔직히 TK가 망했지 않느냐”고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이 같은 발언들은 자신의 고향이기도 하지만 ‘보수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TK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의 박빙 승부 판도를 바꿔보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역대 대선에서 항상 ‘반 민주당 투표 성향’이 강했던 TK에서 최대한 지지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해진 선거”라며 “성과를 위해 진보·보수를 가리지 않는 실용주의적 면모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로선 부동산 정책 실패 등으로 수도권 민심이 예전같지 않은 상황인 데다가 박빙 승부가 예상되는 만큼 TK 출신이라는 점 등을 적극 활용해 최대한 지지를 이끌어내겠다는 계획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여권 내부에서조차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게 나온다. 이 후보는 앞서 윤 후보가 “전두환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이 많다”고 말했다가 대국민 사과를 하자 “집단학살범도 집단학살만 빼면 좋은 사람이라는 게 말이 되는가”라고 맹공을 한 바 있다. 그동안 두 전직 대통령 등에 대해 강도높은 비판을 해왔던 이 후보가 스스로 자신의 발언을 뒤집은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 후보는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통령을 기린다기보다는 산업의 대전환을 만들어냈던 것을 대중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며 “재생에너지, 탈탄소 사회로의 대전환에 시사점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전씨는 공소시효 제도를 폐지해서라도 처벌하고 책임을 물어야 할 사람이지만 그렇다고 해도 있는 사실을 부인하면 사회의 불합리함에 빠져들게 된다”며 “경제성장을 한 것도 사실이지만 결론적으로는 역사적 죄인이다. (발언) 일부만 떼서 정치적 공격을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문 대통령과의 차별화 발언과 관련해선 “정권교체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삶의 환경과 정치가 바뀌는 진취적인 변화가 이재명 정부에서 일어날 것이라는 것을 말씀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 행보의 이면에는 다시 불붙기 시작한 대장동 사건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도 여권 내부에서 나온다. 지난 10일 유 전 본부장의 사망 직후 다시 여론의 시선이 대장동 사건으로 집중되고 야당의 ‘대장동 특검’ 공세가 커지자 강한 메시지를 쏟아내며 국면 전환을 시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이 후보는 야당의 공세에 대해선 재차 ‘특검 수용’ 발언을 하며 정면 대응했다. 11일 윤 후보가 자신이 연루된 부분까지 특검 대상에 넣는 것을 언급하자 이 후보는 “이재명의 혐의 부분만 하자는 것이 국민의힘 후보 측 입장이었는데 다행히 전부에 대해 특검하자고 하니 전적으로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실질적 협의를 여야가 국회에서 개시해달라”고 했다. 하지만 이 후보가 처음 특검 수용 의사를 밝힌 뒤 한 달이 지나도록 여야의 실질적인 협의는 이뤄진 것이 없어 이 후보의 이 같은 발언이 국회에 공을 돌리는 방어 전술이라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