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해외공연 판권있다" 사기쳐 수억원 투자받은 일당 징역형

계약서·소속사 도장 등 위조해 공연회사에 사기

2015년부터 빅뱅, 워너원 등 가수 해외공연판권 사기도

그룹 방탄소년단(BTS) 정국(왼쪽부터), 진, 뷔, RM, 지민, 제이홉이 5일 오후 7시에 열린 'MMA 2020'(멜론뮤직어워드 2020)에 참석해 화려한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카카오 제공) 2020.12.5/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강수련 기자 = 방탄소년단(BTS) 등 아이돌 그룹의 해외공연 독점권을 가지고 있다며 투자자들을 속여 수억원의 투자금을 받은 일당이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 박보미 판사는 지난 1일 사기, 위조사문서 행사 등 혐의로 기소된 강모씨(47)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넘겨진 박모씨(39)는 징역 1년 2월, 김모씨(41)는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강씨는 박씨와 함께 지난 2019년 중국 소재 공연회사에 "방탄소년단이 인도네시아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공연에 출연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속여 계약금으로 현금 5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강씨는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이먼트가 자신의 회사에 우선협상권을 부여했다는 내용의 문서를 여러 차례 꾸며 피해자를 속였다. 이들은 계약서 등을 위조했을 뿐만 아니라 소속사의 도장까지 미리 새겨놓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저질렀다.

이들은 이후 공연 개최를 약속한 A씨의 말이 거짓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피해 회사로부터 공연 진행비 명목으로 5000만원을 받기도 했다.

판결문을 보면 이들의 범행은 범행은 6년 전부터 이뤄졌다. 강씨는 2015년 비슷한 방식으로 중국 소재 공연회사로부터 가수 빅뱅의 콘서트 개최 명목으로 2억5000만원을 투자받았다. 강씨에게 이 회사를 소개했던 김씨 역시 이 회사로부터 1억5500만원을 별도로 뜯어냈다.

2017년에는 김씨와 박씨가 한 공연기획사에 가수 '워너원'의 해외공연 판권 계약을 성사시켜주겠다며 사기를 쳐 9600만원을 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피해 회사에 BTS 단독 공연 대신 언론사 주관 옴니버스 공연을 제안했다고 하나 그 공연의 실체를 뒷받침할만한 객관적 자료도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며 "피고인들은 계약금 5천만원을 전부 개인적 용도로 사용했을뿐 공연 교섭을 위해 지출하거나 노력한 정황도 찾아볼 수 없다"며 이들의 범행을 인정했다.

이어 강씨에게는 "범행의 주도적 역할을 수행했음에도 이를 일체 부인하면서 책임을 떠넘기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며 "이종범죄로 인한 누범기간 중 범행인 점, 피해회복이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불리한 정상으로 삼았다"고 판시했다.

다만 박씨와 김씨에 대해서는 범행을 인정하며 피해액 상당 혹은 일부를 변제하고 피해자가 고소를 취하한 점 등은 유리한 정상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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