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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맞수' 무색…디즈니+·애플TV+ 부진한 한달 성적표

아시아경제 차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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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맞수' 무색…디즈니+·애플TV+ 부진한 한달 성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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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란한 등장…빈약한 콘텐츠 벽
제작업계 "韓콘텐츠 투자 소극적" 평가도
디즈니플러스(+)

디즈니플러스(+)


[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마블의 오랜 팬이니까 디즈니플러스(+) 보지, 아니면 진작 해지했을 거에요."(대형 커뮤니티 네티즌)

국내 ‘넷플릭스 대항마’로 기대를 모았던 디즈니+와 애플TV+가 지난달 서비스 개시 이후 부진한 한 달 성적표를 받았다. 보유 콘텐츠수가 현저히 부족한 데다 한국 콘텐츠 투자에도 인색하다는 평가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애플리케이션(앱)·구매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이 최근 만 20세 이상 한국인이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로 디즈니+에서 결제한 내용을 조사한 결과, 디즈니+ 오픈 첫날인 지난달 12일부터 19일까지 1주일간 결제한 사용자는 31만명, 결제 금액은 172억원으로 추정됐다. 이용자수도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 집계 기준으로 공개 첫날 일일 모바일 이용자수 59만명에서 같은 달 21일 40만명으로 32.7%나 줄었다.

디즈니+는 마블 어벤져스 시리즈와 스타워즈, 디즈니, 픽사 애니메이션 등 강력한 IP로 기대감을 모았지만 새로운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점이 지적돼 왔다. 1만6000회분에 달하는 콘텐츠가 있지만 국내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콘텐츠는 제한적이다 보니 기대와 우려가 상존했다. 국내 서비스 정식 개시 이후 선보인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도 국내 인기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 스핀오프 버전뿐이다. 월정액 지불 전 ‘미리 둘러보기’가 불가능한 구조도 불편함을 낳았다.


같은 달 4일 애플TV 플러스 역시 국내 상륙과 동시에 배우 이선균 주연의 한국 오리지널 ‘닥터브레인’을 선보였지만 큰 반향은 없었다. 오리지널 콘텐츠가 중심이기 때문에 공개 당시 콘텐츠수도 70여편밖에 되지 않았다. 배우 이민호 출연으로 화제를 모은 오리지널 드라마 ‘파친코’ 역시 내년에나 공개된다. OTT 셋톱박스인 ‘애플TV 4K’가 안드로이드 유저 접근이 쉽지 않은 애플 생태계에 초점이 맞춰졌다. 별도 구매인 셋톱박스 가격이 20만원대 고가라는 점도 접근을 어렵게 하는 문턱이다.

일각에선 디즈니+나 애플TV+ 모두 넷플릭스의 성공 동력인 한국 제작업계와의 콘텐츠 협업 노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문제로 꼽기도 한다. 넷플릭스는 올해 한국 콘텐츠에 55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다고 발표했다.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의 몇 차례 흥행으로 유료가입자 증대 효과를 누린 가운데 지식재산권(IP) 경쟁으로 인해 작품 단가 자체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제작업계 관계자는 "디즈니+와 애플TV+는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오리지널 IP와 프로듀서 중심의 미국 할리우드식 제작방식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며 "넷플릭스가 한국 제작업계에 믿고 맡기면서 현장에서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었던 것인데 반해 이들 글로벌 OTT의 행보는 다소 보수적인 편"이라고 짚었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후발주자들은 텐트폴 작품보다는 드라마, 예능 등에 초점을 맞춘 접근을 보이고 있어 방향성에 대한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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