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권’에 갇힌 국내 증시 상황을 활용한 단기 투자 전략이 인기다. 올해 4분기(10~12월) 코스피가 2840~3050선 사이에서 움직이자 저점과 고점 구간에서 매수·매도를 반복해 수익을 노리는 것이다.
4분기 박스권에서 움직인 코스피.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
장중 3000선에서 2930선까지 후퇴한 지난달 17~18일 개인들은 9500억원가량 순매수했지만, 지난달 22일 코스피가 3010선으로 급반등하자 1조370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코스피 2900선이 깨진 지난달 30일에도 개인들은 7300억원가량 쓸어담았고, 이달 들어 반등하자 매도로 돌아서 9일까지 3조6574억원어치를 팔았다.
ETF를 통한 박스권 투자도 활발하다. 저점이라고 예상될 땐 지수 상승세를 좇는 레버리지 ETF를 사고, 박스권 상단까지 오르면 하락장에 베팅하는 인버스 ETF에 투자하는 식이다. 지난달 26~30일 급락장에서 개인이 가장 많이 산 종목은 코덱스 레버리지 ETF(3266억원)였다. 반면 이달 1~9일 반등장에선 코덱스 200선물인버스2X ETF(6182억원)가 개인 순매수 1위를 차지했다.
롱숏 펀드 투자자도 늘고 있다. 롱숏 펀드는 주가가 오를 것 같은 종목을 사고(롱·long), 내릴 것 같은 종목을 공매도(숏·short)해 수익을 남기는 펀드다. 국내 롱숏 펀드 43개에는 지난 한 달간 187억원, 석 달간 561억원이 들어왔다(에프앤가이드).
하지만 박스권을 이용한 투자가 꼭 좋은 수익률을 내는 건 아니다. 예컨대 지난 6일 코덱스 200선물인버스2X ETF에 투자한 A씨가 이를 지금까지 갖고 있다고 가정하면 종가 기준으로 3.1% 손실 중이다. 롱숏 펀드의 최근 1개월 수익률도 평균 0.47%로, 코스피 상승률(1.1%)에도 못 미친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펀드의 ‘롱숏’ 운용이 잘되지 않아 투자자 니즈(욕구)에 부합하는 수익을 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박스권 투자는) 주가 흐름이 예상을 빗나갈 땐 큰 손실을 볼 수 있어 투자 자금의 일부만 활용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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