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이슈 정치권 사퇴와 제명

여야 ‘영입 사고’ 대처 법칙 3… 조동연·함익병 등 빠르게 사퇴, 노재승·김윤이는 ‘현재 진행형’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향신문]
① 당사자는 부인하고 당은 방어하기
② 논란 커지면 사퇴… 후보와 선 긋기
③ ‘상대 당이 더 나쁘다’ 화살 돌리기

정치권의 ‘인재 영입’은 종종 ‘인재 사고’로 전환된다. 인재 영입은 ‘대선 승리’라는 이유로 이뤄지지만, 이후의 논란과 사퇴는 저마다의 이유로 일어난다. 20대 대선을 앞둔 거대 양당의 인재 영입도 각종 논란에 이어진 사퇴 릴레이로 바뀌었다.

더불어민주당이 공동상임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한 조동연 서경대 교수는 한국 사회에 여러 질문을 남기고 사퇴했다. 민주당이 청년인재로 섭외한 김윤이씨는 여야에 손을 내민 이력 등으로 8일 현재까지 논란이 진행 중이다. 국민의힘이 공동선대위원장에 내정한 피부과 전문의 함익병씨는 7시간 만에 내정이 철회됐다. ‘비니좌’로 불리는 노재승 공동선대위원장은 각종 극우적 발언으로 당이 ‘사후검증’에 들어갔다.

인선 논란에 대처하는 정치권의 방식은 크게 세 가지로 압축된다. 당사자가 부인하고 당이 방어하는 게 첫 단계다. “오해” “왜곡” “사실이 아니다” 등의 대응이 이때 나온다. 논란이 확산하면 영입 인재를 발 빠르게 끊어내거나 침묵한다. 어느 쪽이든 후보에게 불똥이 튀지 않도록 선을 긋는다. 상대 당 영입 인재에게 비판의 화살을 돌리거나, 그 화살을 상대 대선 후보에게 돌리는 것도 주요 대처법이다.

■법칙 1: 부인과 방어

노 위원장을 둘러싼 논란이 대표적이다. 노 위원장은 5·18민주화운동 비하 발언 논란에 이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글에 정상과 비정상을 가르고 가난한 이들을 비하하는 내용 등을 담은 게 드러나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그는 이날까지 “왜곡보도 정말 심하다” “언론의 왜곡 스킬과 집단린치에 혀를 내두르는 중”이라며 부인 기조를 이어갔다.

조 전 위원장 논란은 검증·인권·사생활 등 복합적 기준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보여주는 한국 정치의 리트머스 시험대였다. 민주당의 초기 대응은 사생활 관련 의혹에 “사실이 아닌 걸로 확인했다”(지난 1일 안민석 선대위 총괄특보단장)는 부인이었다. ‘진위’가 초점이 되면서 논란은 확산했고, 인권침해적 정보가 퍼졌다. 전문성과 사생활, 공적 검증의 범위 등에서 논의를 이끌거나 기준을 제시하는 정당의 모습은 도드라지지 않았다.

■법칙 2: 선 긋기

인재 영입도 속도전, 선 긋기도 속도전이다. 여야는 대체로 영입 인재에 대한 논란이 번지면 서둘러 정리하는 모습을 보였다. 조 전 위원장은 임명 이틀 만인 지난 3일 자진사퇴했다. 국민의힘이 함씨의 공동선대위원장 내정을 철회하는 데는 7시간이 걸렸다. ‘딸 특혜채용’ 의혹을 받는 김성태 전 의원은 지난달 25일 선대위 직능본부장 임명 발표 뒤 이틀 만에 사퇴했다.

속도전에는 후보자에게 불똥이 튀면 안 된다는 의중이 담겨 있다. 사퇴하는 사람은 ‘대의를 위한 후퇴’를 하고, 당과 후보는 바로 선을 긋는 경우가 많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큰 뜻마저 저로 인해 오해받는 일은 없어야”(김 전 의원) 같은 발언에도 이 같은 법칙이 녹아 있다.

윤 후보는 함씨, 김 전 의원의 사퇴나 논란에 대해 유감이나 사과 표명은 하지 않았다. 김 전 의원 사퇴 때는 “(논란을) 기억을 잘 못했다”며 “(자진사퇴한) 뜻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노 위원장 발언 논란엔 “선대위에서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며 ‘제3자적’ 입장으로 침묵과 방관을 오갔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조 전 위원장 사퇴에 “참으로 안타깝고 마음이 무겁다. 모든 책임은 후보인 제가 지겠다”고 했지만, 이후에도 당내 인사가 SNS를 통해 사생활 관련 글을 공유해 취지가 퇴색했다.

■법칙 3: 화살 돌리기

거대 양당의 영입 인재 논란은 각 당이 선대위를 구성해 인재 영입과 발표를 본격화하면서 서로를 향한 공세가 도드라졌다. 양당이 모두 인사실패 논란을 겪는 와중에 서로 상대 당으로 비판의 화살을 돌렸다.

원희룡 국민의힘 총괄본부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노 위원장 발언 논란을 두고 “자기 심경을 자유로운 방식으로 표현하던 개인 신분에서 이제 공인으로 책임을 맡게 됐다”며 “과거 발언을 굳이 문제 삼는다면 이재명 후보의 과거 발언을 문제 삼아서 왜 사퇴시키지 않나. 같은 잣대로 봐달라”고 말했다. 조오섭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민의힘에서 모두가 입을 다물고 아무 말도 못할 정도의 해괴한 극우 인사는 과연 누가 영입했는가”라며 “영입 3일 만에 드러난 노씨의 과거 망언들은 ‘1일 1망언 후보’(윤석열)에 버금간다”며 윤 후보에게 화살을 돌렸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 [뉴스레터] 식생활 정보, 끼니로그에서 받아보세요!
▶ [뉴스레터]교양 레터 ‘인스피아’로 영감을 구독하세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