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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이슈 세월호 인양 그 후는

세월호 참사 후 7년8개월 만에… 인천~제주 뱃길에 안전 강화 여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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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7년 8개월 만에 인천∼제주 항로에 투입되는 여객선 ‘비욘드 트러스트’ 호가 오는 10일 첫 취항을 앞두고 8일 선체 내부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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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제주 항로에 투입되는 비욘드트러스트호. /하이덱스 스토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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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지방 해양수산청과 선사인 하이덱스 스토리지가 공개한 비욘드 트러스트 호 내부는 전체 7층 구조이며, 1층부터 4층은 화물 및 차량 적재실, 5층부터 7층은 승객 및 승무원 객실로 구성됐다.

2만7000t급 카페리(여객·화물 겸용선)인 비욘드 트러스트호는 길이 170m, 너비 26m, 높이 28m로 승객 850명, 승용차 487대, 컨테이너 65개 등을 싣고 최대 25노트(시속 46㎞ 정도)로 운항할 수 있다. 인천에서는 매주 월·수·금요일 오후 7시 출발해 이튿날 오전 9시 30분 제주에 도착하고, 제주에서는 화·목·토요일 오후 8시 30분에 출발해 다음 날 오전 10시 인천에 도착한다. 편도 기준으로 운항 거리는 274마일(440㎞)이고 운항 시간은 14시간 안팎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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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욘드트러스트 호 탈출 장비. /고석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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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체 내부에는 90여 개 고급 객실과 레스토랑, 비즈니스 라운지, 선셋 테라스, 마사지 라운지, 편의점, 키드 존, 펫 존 등 다양한 고객 편의시설도 갖췄다. 레스토랑은 조리장이 직접 만든 음식을 제공하는데 인천∼제주 항로라는 특성을 살려 제주 수제 맥주와 인천 신포닭강정을 결합한 ‘치맥 세트’도 맛볼 수 있다. 선사 측은 연간 여객 10만명, 화물 100만t 이상 운송을 목표로 잡았다.

비욘드 트러스트호는 세월호 침몰 현장인 전라남도 진도군 서거차도와 맹골군도 사이 바닷길인 ‘맹골수도’를 피해 운항할 예정이다. 맹골수도는 물살이 빠르고 거세기로 국내에서 손꼽히는 곳이다. 세월호 참사 당시 거센 조류로 전문 잠수사도 수중 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맹골수도를 우회하면 왕복 기준 16㎞ 가량 운항 거리가 늘어나며 시간도 40분 가량 더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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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욘드 트러스트 호 내부. /고석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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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욘드 트러스트호에는 카페리 여객선으로는 국내 최초로 ‘실시간 화물중량 관리체계(Block Loading System)’가 도입됐다. 선사 측은 “카페리 여객선 화물실별과 구역별 실제 선적 무게를 매 20초마다 계산해 과적이나 선박의 불균형을 실시간으로 해소하는 역할을 한다”며 “세월호 침몰 원인으로 꼽혔던 화물 과적과 선박 불균형 요인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배에는 또 전자해도를 기반으로 목적지까지 자동으로 운항하는 ‘자동항법장치’와, 육상에서 안전관리자가 선박의 위치, 속력, 엔진 상태, 조타 설비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위험 요소를 사전에 경고하는 원격 경고 시스템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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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후속 선박 특실. /고석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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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발생 시 자동으로 해상에 구명벌을 펼치고 승객들이 슬라이드를 통해 탑승할 수 있도록 하는 해상 비상 탈출시스템(MES)도 마련했다. 구명벌은 정원인 854명보다 많은 1320명이 이용할 수 있는 규모로 준비됐다.

비욘드 트러스트 고경남(50) 선장은 “큰 상처를 뒤로 하고 7년 만에 다시 인천~제주 뱃길을 달리게 돼 무거운 마음과 함께 책임감을 느낀다”며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선원들이 훈련을 거듭했다”고 말했다. 고 선장은 또 “아무리 좋은 시설을 갖춰도 운영하는 사람이 방심하면 큰 사고가 날 수 있기 때문에 매 순간 철저한 안전 점검으로 승객들을 모실 것”이라고 다짐했다.

[고석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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