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61억원 사들여… 2021년 1월 이후 가장 많아
변동성 장세 직접투자 어려워지자 간접투자로
액티브·테마형 등 ETF 종목 다양화도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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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투자자들의 상장지수펀드(ETF) 순매수 규모가 다시 2조원대를 넘어섰다. 인플레이션 우려를 비롯해 코로나19 신종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으로 국내 증시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직접 투자 대신 간접 투자로 눈길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1월 개인 투자자의 ETF 순매수 규모는 2조61억원을 기록했다. 10월 5570억원 대비 약 3.6배 급증한 규모이자 2021년 1월 2조1454억원 이후 두 번째로 많은 금액이다.
올해 10월까지 개인 투자자들의 ETF 순매수 규모는 월 평균 6100억원 수준이었다. 지난 5월 936억원을 기록한 이후 6월 1798억원, 7월 7032억원, 8월 8503억원까지 늘었으나 9월과 10월에는 각각 6207억원, 5570억원으로 순매수 규모가 줄어드는 모습이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개인 투자자들의 ETF 투자가 11월 들어 급증한 배경으로 종목 다양화와 증시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간접 투자 선회를 꼽는다.
우선 전문가들은 대내외 악재로 국내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직접 투자하기 어려워졌다는 점이 ETF 투자 확대 배경이라고 보고 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20년까지만 해도 증시가 좋지 않을 때 ETF 순매수 규모가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는데 2021년 들어서는 이 같은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며 "하반기부터 직접 투자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 간접 투자에 대한 고민이 자금 흐름으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피가 4.43% 하락한 지난 11월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7927억원을 순매도했다. 2021년에도 1월에만 유가증권시장에서 22조3384억원 순매수 이후 매월 순매수 기조를 이어왔으나 11월 순매도로 전환했다.
기존 전기차, 2차전지 등을 비롯해 메타버스, 탄소배출권 등 테마형 ETF가 늘어나고 액티브 ETF도 상장 후 인기를 끌고 있는 점도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확대로 이어졌다.
김 연구원은 "과거에는 주로 레버리지나 인버스, 지수 관련 ETF에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가 집중됐는데 최근에는 액티브 ETF나 테마형 ETF 등에 많은 관심을 보이는 모습"이라며 "또 단기 수익을 추구하지 않고 장기적으로 투자하려는 움직임이 늘어난 것도 특징"이라고 말했다.
실제 11월 개인 투자자들의 ETF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레버리지 ETF와 지수형 ETF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테마형 ETF도 포함됐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1월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ETF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 ETF로 총 6226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지난 10월 국내 증시에 상장한 'KODEX K-메타버스액티브' ETF와 'TIGER Fn메타버스' ETF도 각각 1803억원, 1411억원 규모로 순매수해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업계에서는 2022년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2021년과 유사한 흐름이 이어지며 ETF 시장이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손하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시점이 앞당겨질 가능성을 비롯해 증시 밸류에이션 부담 등은 2022년 증시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그러나 구조적 성장이 기대되는 테마는 경기 사이클에 따른 영향을 적게 받는데 빅테크를 비롯해 장기 성장 테마로 메타버스와 블록체인, 전기차 관련 ETF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지훈 기자 jhmoo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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