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 무자비한 방법으로 대응하는 듯
5일 오전 미얀마 양곤에서 평화적인 시위를 진행하는 데모대의 후미에 군의 차량이 빠르게 돌진하자 시민들이 비명을 지르며 흩어지고 있다. 양곤/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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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서 군이 쿠데타에 항의하는 데모대를 차량으로 깔아뭉갠 뒤 총격을 가해 시민 5명이 숨졌다.
<에이피>(AP) 통신은 5일 현지 언론과 목격자 등을 인용해 이날 아침 미얀마군의 차량이 쿠데타에 항의하는 젊은이들의 시위 대열을 뒤에서 덮친 뒤 총격을 가해 5명이 숨지고 최소 15명이 체포됐다고 전했다.
현지인들이 참사 현장을 촬영해 유튜브에 올린 44초 분량의 영상을 보면, 20여명으로 구성된 소규모 시위대가 ‘두려움에서 자유를’(Freedom from fear)이라고 쓰인 빨간 펼침막을 앞세우고 구호를 외치고 유인물을 뿌리며 행진하는 모습이 보인다. 이어, 행렬의 뒤쪽에서 군의 차량이 빠르게 돌진하자 시위대가 비명을 지르며 흩어지는 광경이 이어진다. 그 직후엔 총소리로 추정되는 날카로운 소음도 확인할 수 있다. 일본 <엔에이치케이>(NHK) 방송도 현지 언론과 목격자들을 인용해 “군의 차량에 치여 4명이 숨지고, 치안부대가 이후 쏜 총에 맞아 1명이 숨졌다”면서 “군은 시민들의 항의 활동에 탄압을 늦추고 있지 않지만, 이렇게 많은 희생자와 구속자가 나온 것은 이례적”이라고 평했다.
당시 시위대 안에 있던 한 시민은 <에이피>와 인터뷰에서 “차에 치인 뒤 트럭 앞에 넘어졌다. 군인이 나를 총으로 때렸지만, 막고 그를 밀쳤다. 나를 향해 총을 쐈지만, 지그재그로 도망쳤다”고 말했다. 외신들은 이날 참사에도 오후 양곤의 다른 지역에선 또다른 게릴라성 집회가 열렸다고 전했다. 미얀마 시민들은 군부의 강력한 탄압으로 대규모 집회를 열 수 없게 되자 이와 같은 수십명 규모의 게릴라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월 초 쿠데타가 발생한 뒤 군의 탄압으로 숨진 미얀마인은 13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된다.
군부를 상대로 지난 9월 초 전면전을 선언한 국민통합정부(NUG)는 이 사건에 대해 “비무장한 평화로운 시위대를 잔인하고 비인도적으로 죽인 테러 집단인 군부에게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는 반응을 내놨다. 군부는 이 사건에 대한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고 <에이피>가 전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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