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살 남성과 강제결혼으로 팔려갔던 아프가니스탄의 파르와나 말릭(9)이 미국 비영리단체의 도움으로 구조돼 부모님 집으로 돌아갔다./CN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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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에서 강제로 조혼 위기에 처했던 9살 소녀가 무사히 구출돼 가족 품으로 돌아갔다.
3일(현지시각) CNN에 따르면 한 남성과 강제 결혼했던 파르와나 말릭(9)은 조혼 소녀들을 구호하는 단체의 구조를 통해 최근 부모 집으로 돌아갔다. 집으로 돌아가는 날 말릭은 차 뒷좌석에서 어머니 무릎 위에 앉아 “늙은 남편으로부터 벗어나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다.
앞서 CNN은 지난 10월 말릭을 비롯한 몇명의 미성년자 소녀들이 남성들과 강제결혼을 했다고 보도했다. 형편이 어려운 가정 소녀들이 나이 많은 남성들에게 팔려가는 이른바 ‘매매혼’이 일어난 것이다.
말릭 가족들은 말릭이 55세 백발의 남성과 결혼하는 대가로 현금, 양, 토지 등 약 2200달러(약 260만원)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말릭은 아버지에게 자신을 팔지 말라고 애원하며 결혼 대신 학교에 가서 공부하고 싶다며 밤낮으로 울었다고 한다.
당시 말릭은 CNN에 “빵, 쌀, 밀가루가 없어서 아버지가 나를 팔았다”며 “아버지가 나를 노인에게 팔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같은 보도가 전해지자 국제 사회에서는 큰 반발이 일었다. 지역 사회에서도 말릭과 매매혼한 남성에 대한 비난 목소리가 높아졌다.
미국 비영리 단체 ‘투 영 투 웨드(Too Young to Wed, TYTW)’는 말릭의 아버지를 찾아가 말릭을 데려와야 한다고 설득했고, 말릭 아버지는 이를 받아들였다. 다만 말릭을 팔면서 받았던 돈은 여전히 빚으로 남아 있다.
TYTW의 설립자 스테파니 싱클레어는 CNN에 “이는 일시적 해결책에 불과하다”며 “우리가 하려는 건 소녀들이 결혼시장에 팔리는 걸 막는 일”이라고 말했다.
아프간에서 15세 미만의 결혼은 불법이지만 여전히 일부 지방에서는 조혼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지난 8월 탈레반의 정권 장악 이후 아프간의 상황이 악화되면서 조혼이 더욱 성행하는 상황이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이런 상황은 재앙과 다름없다”며 “빈곤이 증가하면서 많은 어린 소녀가 어쩔 수 없이 결혼을 선택할 수 밖에 없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자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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