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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슈 초중고 개학·등교 이모저모

서울 사립초등교 입학 경쟁률 평균 10대1 이상 치솟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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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계 “공교육 부실이 빚은 일”

조선일보

사립인 리라초의 독서수업장면.


내년도 서울 지역 사립초등학교 입학 경쟁률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사립초에 대한 중복 지원이 가능해진 데다, 부실한 공교육에 불만을 가진 학부모들이 몰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3일 한국사립초등학교연합회 관계자는 “서울 시내 38개 사립초등학교의 내년도 입학 경쟁률이 평균 10대1 이상으로 전망된다”며 “역대급 경쟁률을 기록한 전년(6.8대1)보다 더 상승했다”고 했다. 과거 평균 사립초 경쟁률은 2대1 수준이었다. 이 관계자는 “올해는 경쟁률이 20대1을 넘긴 학교도 있었다”며 “모든 사립초가 일제히 경쟁률이 올라 당첨 안 된 학부모들에게 대기표를 수십 번까지 부여한 상황”이라고 했다.

‘전액 무상’으로 이뤄지는 공립초와 달리, 사립초는 연간 평균 등록금이 715만원에 달한다. 4년제 사립대 연평균 등록금(749만원)에 육박한다. 여기에 입학금이나 통학버스비, 방과 후 학교 수강료 등까지 연간 교육비만 1000만원을 훌쩍 넘는다. 사립초는 급식비를 제외하면 교육청으로부터 예산 지원을 받지 않는다.

이 같은 사립초 인기는 작년부터 사립초에 대한 중복 지원이 가능해진 점이 가장 큰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과거에는 모든 사립초가 중복 지원을 막기 위해 같은 날짜·시간에 학부모·학생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공개 추첨을 했다. 그러나 작년부터 코로나로 비대면 추첨이 이뤄지면서 중복 지원이 허용되자 학부모들이 몰린 것이다.

여기에 코로나 원격 수업 기간 공교육의 부실한 대응도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코로나로 대다수 공립초가 학교 문을 닫고 ‘유튜브 수업’을 할 때, 사립초는 실시간 원격 수업을 하거나 시차 등교로 대면 수업을 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였다. 실제 지난해 사립초의 주당 평균 등교 수업 일수는 4.2일로, 공립초(1.9일)의 2배가 넘는다.

“시험이 아이들에게 스트레스를 준다”는 전교조, 진보·좌파 교육감들 때문에 현재 대다수 초등학교는 지필 시험이나 받아쓰기 등을 보지 않는다. 하지만 사립초는 여전히 학기별로 중간·기말시험을 치는 경우가 많다. 서울의 한 사립초 교장은 “교육청에서 지필고사를 지양하라는 공문을 보내오지만, 학부모들은 실력 점검을 위해 시험을 치르라고 요구한다”며 “사립초는 오직 등록금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이런 학부모들 요구를 외면하기 어렵다”고 했다.

[박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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