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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어지는 당대표의 잠행…이준석이 원하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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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 향한 주목도 높여 尹 압박 극대화…외연확장 행보로 역할론 부각도

뉴스1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일 장제원 의원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 사무실을 방문,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준석 측 제공) 2021.12.1/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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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유승 기자 = 나흘째를 맞이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잠행 행보가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 중앙 당무를 중단하고 비공개 지방 행보를 이어가는 그의 움직임에서 최근의 '당대표 패싱' 논란을 정면 돌파하려는 의도가 관측된다.

이 대표는 지난달 30일부터 3일까지 나흘째 모든 당무와 일정을 무기한 연기하고 무기한 잠행 중이다. 이 대표는 보좌진만 대동하고 공개 메시지를 자제하면서 부산과 순천, 제주 등 지방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 대표는 잠행 행보 이전까지 당 선대위 구성 국면에서 윤 후보 측과 반복적으로 충돌하며 '당대표 패싱' 논란에 휩싸였다. 이 대표가 영입을 반대했던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를 윤 후보 측이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했고, 당 대표 당선 후 자신이 임명했던 김석기 당 조직부총장, 성일종 전략기획부총장이 윤 후보 의중에 따라 교체됐다.

이 대표의 잠행 행보 면면과 이따금씩 내보내는 공개 메시지를 살펴보면, 윤 후보에게 쏠린 판을 흔들고, 당대표 패싱 논란에 적극 맞서려는 이 대표의 의도가 엿보인다. 당 대표로서 자신의 주목도를 높여 윤 후보 측을 향한 압박 효과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선거 국면에서 당 대표의 역할론을 부상시키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잠행에 돌입한 지 이틀째인 1일 오전 부산 사상구에 위치한 장제원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을 찾았다. 그는 의도적으로 장 의원의 모습이 담긴 현수막 앞에서 환하게 웃는 사진을 찍고 이를 언론에 공개했다. 돌연 모습을 감춘 이 대표가 처음으로 공개한 모습이었던 만큼 정치권의 관심이 급격히 쏠렸다.

윤 후보 핵심 측근으로 분류됐던 장 의원은 최근 선대위 구성 국면에서 이 대표와 대립해왔다. 이 때문에 이 대표가 자신과 껄끄러운 관계에 있는 장 의원을 공개적으로 비토하고 윤 후보를 압박하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나왔다.

전날(2일) 제주를 방문한 이 대표는 언론과 첫 공식접촉을 하며 윤 후보를 향한 불만을 본격적으로 쏟아내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당무 거부가 길어지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우리 후보가 선출된 이후 저는 당무를 한 적이 없다. 왜냐면 (후보 측이) 저에게 당무에 대해서 어떤 의사를 물어본 적이 없기 때문"이라며 "당무 공백이 발생했다는 인식 자체가 저는 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간 불거진 '당대표 패싱' 논란과 관련해 후보 측의 일방적 의사결정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또 자신과 갈등을 겪어왔던 윤 후보 측근과 관련해 "(윤 후보 측) 핵심 관계자 발로 언급되는, 여러가지 저에 대한 모욕적인 발언들이 지금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는 것"이라며 "특히 후보가 배석한 자리에서 이준석이 홍보비를 해먹으려고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던 인사는 후보가 누군지 알 것이다. 인사조치가 있어야 된다"고 압박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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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당무를 중단하고 잠행 중인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에서 분향하고 있다. 2021.12.2/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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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잠행 행보에서 '이준석' 역할론을 띄우려는 듯한 의도도 보인다. 그는 부산 방문 이후 보수 정당의 취약지인 전남 순천을 방문하고 제주 4·3 유족회를 만나는 등 외연확장 행보를 하고 있다.

이를 두고 강성 보수층을 주력 지지층으로 둔 윤 후보를 겨냥, 자신이 지닌 외연확장의 상징성을 강조하는 행보라는 분석이 나왔다.

그가 사라진 것만으로도 이미 당 내에선 당대표 역할론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초선인 박수영 의원은 지난 달 30일 페이스북에 "수구꼴통으로 여겨지던 보수당이 0선의 30대 당대표를 뽑을 정도까지 변할 수 있음을 보여주면서 2030의 지지를 끌어들인 이준석 당 대표"라며 "세 분(윤 후보, 이 대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모두 심기일전해서 정권교체라는 대의 앞에 겸허해지자"고 촉구했다.

홍준표 의원은 자신이 개설한 온라인 플랫폼 '청년의꿈'에서 '이 대표가 밀려나면 국민의힘은 어떻게 되는 건가'라는 물음에 "당 대표가 상임선대위원장이 돼 대선을 치러야 하는데 이상한 사람들이 설쳐서 대선 캠프가 잡탕이 됐다"며 "대선을 치르기 어렵다. 벌써 자리싸움이니 참 한심하다"고 했다.

당원 게시판에는 돌연 행방을 감춘 이 대표를 비판하는 글이 많지만, 그의 주력 지지층인 20·30세대를 중심으로 옹호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한 당원은 "이준석대표 파이팅! 젊다고 절대 무시하면 안 된다. 그런 모습 보고 2030 세대가 국민의힘에 기웃거리겠나"라며 "나이를 떠나 서로 존중하는 국민의힘이 되었으면 한다"고 썼다.
ky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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