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 심경 이해"…이수정 교수, 2년 전 발언 논란

"살인자를 이해하다니"vs"의도 살펴봐야" 누리꾼 대립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최근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선대위원장에 임명된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 교수가 과거 강연에서 “고유정의 심정이 이해가 간다”는 말을 해 누리꾼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지난 2019년 6월 이 교수는 경인일보 대회의실에서 열린 미래사회포럼에서 ‘범죄, 왜 발생하지 않는가?, 왜 발생하나’라는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 이 교수가 ‘고유정 사건’을 언급했던 이 강의는 현재 ‘경인일보’ 공식 유튜브 채널에 3분 가량의 편집된 영상으로 올라와 있는 상태다.

2019년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 교수가 ‘고유정 사건’을 언급하며 강연하고 있다.(사진=‘경인일보’ 공식 유튜브 채널)

당시 이 교수는 “이 사건은 그야말로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여성 살인범의 토막살인, 시신을 훼손한 정도가 지금까지 일어난 토막살인에 비하면 훨씬 더 치밀하고 끔찍한 방법으로 (시신을) 훼손했다. 그러다보니 역사에 유래가 없는 사건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 입장에서 고유정이 되어 상상을 해보면 왜 안그랬겠냐. 너무 그 여자(고유정)의 심정이 이해가 된다”며 “고유정 입장에서 보면 현재 남편을 아주 문제가 많은 사람이니까, 이용해 먹고 싶은데 한정된 재산이 있으니까 의붓 자식하고 나누어 주고 싶지 않았을 거다. 친자식이 있는데 (나누고 싶겠나)”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교수는 “고유정의 기본적인 이해도는 그런 기준으로 보면 굉장히 당연한 선택”이라면서도 “다만 멀쩡한, 일반 사회화가 된 인간들은 그게 나쁜 거라는 걸 안다.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걸 알고 내 아이가 귀중하면 내 남편의 아이도 귀중하다는 걸 알아야 하는데, 그러려면 당장 나의 욕망을 컨트롤해야 하지 않나. 전처 자식이 뭐가 예쁘겠나. 꼴보기 싫다는 욕망을 억제해야 한다는 게 인간의 도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경인일보’ 공식 유튜브 채널)

이에 일부 누리꾼들은 “범죄학 교수가 살인자에 이입하다니”, “그러면 다른 살인마도 이해할 수 있는 거냐”, “이 또한 성차별적 발언이다”, “표현이 잘못됐다”, “살인이 이해가 될 수 있는 행위인가”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이 교수가 프로파일러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만큼 생각의 범주를 넓힌 것이라며 옹호하는 이들도 존재했다. 또 이 교수의 발언이 고유정을 감싼 것이 아닌, 고유정이 ‘일반 사회화가 되지 않은 인간’이라는 의도를 담고 있었다는 점을 근거로 들며 반박하기도 했다.

한편 고유정은 지난 2019년 5월 전 남편 강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범행 당시 고유정은 2017년 이혼했던 강씨가 면접교섭권을 얻어 2년 만에 아들을 만나러 오던 날 저녁으로 준비한 카레에 졸피뎀을 넣었다. 이를 먹은 강씨가 의식을 잃자 흉기로 찔러 그를 살해했다.

또 고유정은 같은해 3월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도 받았는데, 재판부는 고유정이 의붓아들을 질식시켜 살해했다는 공소사실에 대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