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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이슈 '오미크론' 변이 확산

오미크론, 남아공 보고 전에 이미 유럽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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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세계보건기구(WHO)에 코로나19 새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의 존재를 보고하기 전 유럽에서 이미 오미크론 감염자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향신문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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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보건당국(RIVM)은 30일(현지시간) 지난 19일과 23일 각각 채취한 두 환자 샘플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남아공 당국이 WHO에 오미크론 변이의 존재를 보고한 24일보다 최소 5일 전에 이미 네덜란드에 오미크론 바이러스가 존재했다는 의미다. WHO가 오미크론을 우려 변이로 지정한 것은 26일이고 이후 각국은 남아프리카에 대한 봉쇄 조치를 단행했다. RIVM은 샘플을 채취한 환자 중 한 명은 여행 기록이 없다며 네덜란드에서 이미 오미크론이 퍼져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네덜란드 측은 26일 남아공에서 귀국한 승객들 사이에서 다양한 종류의 오미크론이 발견됐다고 덧붙였다. RIVM 대변인은 “이는 사람들이 서로 다른 장소에서 개별적으로 감염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네덜란드는 26일 남아공에서 두 항공편을 통해 입국한 승객 624명 중 61명이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였으며, 그 중 14명이 오미크론 감염자로 확인됐다고 밝힌 바 있다.

벨기에와 독일에서도 남아공이 전 세계에 오미크론 변이의 존재를 알리기 전에 감염자가 발생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벨기에에서는 지난 22일 오미크론 감염자가 확인됐다. 이 감염자는 터키를 거쳐 이집트에서 11일 입국했다고 현지 언론 브리셀타임즈는 전했다. 독일에서 지금까지 발견된 오미크론 감염자는 총 4명이다. 이들 중 한 명은 지난 21일 남아프리카에서 프랑크푸르트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두 명은 지난 24일 뮌헨 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오미크론 감염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바바리아 보건당국은 이 둘이 어느 국가에서 입국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나머지 한 명은 최근 해외여행을 간 적도 없고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람과 접촉한 적도 없다고 라이프치히 보건당국은 29일 전했다.

네덜란드와 벨기에 등의 사례는 남아공이 오미크론 변이를 확인해 WHO에 보고하기 전에 유럽에 이미 이 변이 바이러스가 존재했음을 보여준다. 이에 따라 남아프리카의 보츠와나에서 처음 발견된 것으로 알려진 오미크론이 언제 어디에서 처음 발생했는지를 파악하는 것은 더욱 어려워졌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지적했다. 또 남아프리카에 대한 봉쇄 조치를 취하기 전에 이미 유럽에 오미크론 변이가 광범위하게 퍼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실제 영국에서는 지역사회 감염이 확인되고 있다. 영국에선 지금까지 총 22명의 오미크론 감염자가 확인됐다. 그 중 스코틀랜드 내에서 발견된 감염자 9명은 남아프리카 방문 이력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은 “9명 모두 지난 20일에 열렸던 행사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적됐다”면서 “남아공 방문 이력이 없다는 것은 스코틀랜드 내에서 오미크론의 지역사회 감염이 이미 발생했을 수도 있다는 뜻”이라 밝혔다.

한편 오미크론 변이를 처음으로 발견한 남아공은 이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30일 브리핑에서 “정체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은 새 변이로부터 자국민을 보호하려는 국가들의 우려를 이해하지만, 증거에 근거하지 않은 포괄적 입국 제한 조치의 도입으로 인한 불평등이 걱정된다”며 아프리카에 대한 부당한 처벌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김혜리 기자 ha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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