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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여행제한 이틀뒤 아프리카 찾아 "백신 10억회분" 약속한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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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외교장관, 세네갈서 짐바브웨·모잠비크 장관 등과 회동

시진핑 "아프리카에 코로나19 백신 10억회분 제공하겠다" 약속

연합뉴스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짐바브웨 외무장관
[중국 외교부 제공]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중국 외교부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인 '오미크론' 확산 우려로 미국이 여행제한 명령을 내린 아프리카 국가 외교장관들을 만나 교류와 협력을 약속했다.

오미크론 변이 출현에 즉각적인 입국규제 조치를 취한 미국 등 서방에 대한 반발이 커진 아프리카를 찾아 선물 보따리를 풀어놓으며 협력의 손길을 내밀었다.

30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FOCAC) 장관급 회담을 위해 세네갈을 방문 중인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28일(현지시간) 짐바브웨와 모잠비크 외무장관을 잇따라 만났다.

짐바브웨와 모잠비크는 오미크론 변이 출현으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남아프리카공화국 등과 함께 여행 제한 명령을 내린다고 26일(현지시간) 발표한 8개국에 포함된다.

왕이 부장은 짐바브웨 외무장관에게 "중국은 짐바브웨와 발전 전략을 강화하고 실무적인 협력을 확대하기를 원한다"고 말했고, 모잠비크에는 "양국의 공동 노력으로 경제 무역 협력이 감염병의 충격을 극복하고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FOCAC 장관급 회담 개회식 영상 연설을 통해 "아프리카에 코로나19 백신 10억회분을 추가로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아프리카 금융기관들에 100억 달러(약 11조9천200억원)의 신용한도를 제공하기 위해 중국과 아프리카 간 대외 위안화 센터를 세울 것이며, 중국 기업들에 향후 3년간 아프리카에 100억 달러 이상 투자하도록 장려하겠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보건, 빈곤퇴치, 무역, 디지털 혁신, 친환경 개발 등 9개 분야에서의 지원과 협력을 약속한 뒤 "중국과 아프리카 27억 인민의 힘을 모아 높은 수준의 운명 공동체를 건설하자"고 말했다.

연합뉴스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
[중국 외교부 제공]



앞서 시 주석은 동남아에도 비슷한 '돈풀기'를 내놨다.

시 주석은 지난 22일 영상으로 개최된 중국·아세안 정상회의에도 5년간 1천500억 달러(약 178조 원) 상당의 농산물 수입, 3년간 15억 달러(약 1조7천800억 원)의 개발원조, 1천 개의 선진 응용 기술 제공, 청년 과학자 300명 방중 교류 등을 약속했다.

동맹과 우호국들을 규합해 대 중국 포위를 강화하는 미국에 맞서 경제사회적 지원을 내세워 우군 확보에 더욱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와 미국 중심의 '더 나은 세계재건'(Build Back Better World·B3W) 간의 본격적인 경쟁을 예상하는 시각도 나온다.

지난 2013년 시 주석의 제안으로 시작된 일대일로는 중국과 동남아시아·중앙아시아·아프리카·유럽을 육로와 해로로 연결해 경제권을 형성하려는 중국 주도의 '신 실크로드 전략구상'이다.

반면 지난 6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언급된 B3W는 2035년까지 중저소득 개발도상국에 약 40조 달러(약 4경4천640조원) 규모의 기반시설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으로 중국의 일대일로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이 동남아와 아프리카에서 B3W를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되자 중국이 먼저 이 지역에 과감한 경제 지원을 약속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문일현 중국 정법대 교수는 최근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중국은 앞으로 미·중 지정학적 격돌이 벌어질 수 있는 지역이 동남아라고 보고 있다"며 "아세안과의 협력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현재 중국의 대 근린국 정책의 핵심이 됐다"고 진단했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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