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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G7 정상회담

‘대중 견제’ 초점 민주주의 정상회의·G7 주목…미중 갈등 속 진영화 두드러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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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다음달초 미국과 영국에서 강력한 중국 견제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두 개의 다자회의가 연달아 열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민주주의 정상회의(12월 9~10일)와 영국 리버풀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외교개발장관회의(12월 10~12일)다. 두 회의 개최 목적이나 의제, 참석 국가 면면을 볼 때 중국의 반발이 불가피하다. 미국과 서방 대 중국 간의 진영 대결이 더욱 뚜렷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미 국무부가 지난 23일(현지시간)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초청된 110개국 명단을 공개하자마자 중국은 발끈했다. 미국이 중국, 러시아를 제외한 반면 대만을 포함시킨 것을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중대 도전으로 간주한 것이다. “대만 독립세력과 같이 불장난하면 결국 자기가 지른 불에 타 죽을 것”(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라는 격렬한 반응이 나왔다.

민주주의 정상회의는 바이든 정부 출범 초기 거론된 민주주의 10개국 연합(D10) 구상과 비교하면 느슨한 형태의 이벤트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회의 개최 자체가 중국을 강하게 압박하는 측면이 있다. ‘가치외교’를 표방하는 바이든 정부가 중국에 맞서 민주주의 진영을 광범위하게 규합하려는 시도로 해석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회의 3대 의제로 꼽은 ‘권위주의 대항, 부패 퇴치, 인권 존중’을 다루는 과정에서 중국을 겨냥해 분명한 메시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비록 화상회의지만 대만이 직접 참여하는 만큼 지난 15일 첫 정상회담에서 미·중 정상이 설전을 벌인 대만 문제가 부각될 가능성도 있다.

올해 들어 두 번째인 G7 외교·개발장관회의도 대중국 성토의 장이 될 가능성이 있다. G7 의장국인 영국은 회의 개최를 발표하며 입장이 비슷한 나라들끼리의 “더욱 긴밀한 경제·기술·안보 관계”, “자유·민주주의·기업(활동)을 진전시킬 전 세계적 자유 네트워크”의 구축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중국을 직접 거명하지 않았지만 중국을 견제할 ‘유사입장국 네트워크’를 만들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앞서 지난 5월 회의 이후 G7 외교장관들이 채택한 공동성명도 대만, 남중국해, 홍콩 자치권, 신장 위구르 인권 문제, 지적재산권 침해 등 중국이 민감해하는 거의 모든 이슈를 정면으로 거론했다.

브렉시트 이후 ‘인도·태평양으로의 기울기(Indo-Pacific Tilt)’ 전략을 추구해온 영국은 이번 회의에 한국·호주·인도·남아공과 더불어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도 초청했다. 이 역시 일대일로(一帶一路) 구상을 통해 아세안 내 영향력 확대를 꾀해 온 중국에겐 반갑지 않은 신호다.

특히 이번 G7 회의에선 중국이 “배타적이고 시대착오적인 소그룹”으로 맹비난한 미·영·호 안보동맹 오커스(AUKUS)가 화두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오커스는 “개방형 구조”라며 아시아 및 유럽으로의 확대 가능성을 시사한 상황에서 G7 참가국들에 오커스 구상에 대한 지지를 확보하려 시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민주주의 정상회의와 G7 회의에서 나올 중국 관련 메시지의 수위에 따라 중국도 맞대응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과 서방 대 중국의 진영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셈이다.

이들 회의를 발판으로 대중 압박 드라이브를 걸려는 시도가 성공할 지에 대해선 회의적 시각도 있다. 토마스 페핀스키 코넬대 정치학과 교수는 지난 22일 브루킹스연구소 기고에서 “민주주의 정상회의 개최는 글로벌 민주주의 연합체를 만들면 중국의 부상과 러시아의 공세를 견제할 수 있다고 보는 바이든 정부 내의 지배적 시각을 반영한다”면서 “그러나 지정학적 야심은 실망을 낳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민주주의가 세계가 당면한 불평등, 부패, 경제체제의 비효율성을 해결할 근본적 처방인지에 대한 의문이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G7 외교·개발장관회의도 오커스 등 미국이 주도하는 중국 견제 구상에 대한 각국의 입장차만 노출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G7에 처음 참여하는 아세안은 오커스에 따른 파장에 촉각을 세워왔다. 미국이 63년만에 처음으로 핵보유국이 아닌 호주에 핵잠수함 기술을 이전하기로 하면서 역내 군비 경쟁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것이다.

아세안으로선 1997년 체결된 ‘방콕 조약’에 따라 선언한 동남아 비핵지대 원칙이 흔들릴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필리핀, 싱가포르 등이 중국 위협 견제를 위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반면 아세안의 맹주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는 앞장서서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20일 바레인 정부와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가 주최한 마나마 대화에 참석한 히샤무딘 후세인 말레이시아 국방장관은 “오커스를 우려하는 건 남중국해 내 군사적 이동 증가가 의도치 않은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며 “아세안 10개국이 강대국의 지정학적 셈법에 따라 분열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화상회담에 참석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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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기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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