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증후군을 앓는 14살 소년 해리슨 캔실라가 BTS 공연 티켓을 구매하기 위해 청소 아르바이트를 하는 모습. /고펀드미 영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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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왜 그렇게 힘들게 일을 하니?”
“BTS 티켓! 제일 좋아하니까!”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열네 살 미국 소년 해리슨 캔실라는 엄마의 물음에 이렇게 답했다. 가장 좋아하는 멤버로는 제이홉을 꼽았고 그의 춤이 좋다고 했다. 그리고는 또다시 빗자루를 들고 이웃집 마당 낙엽을 쓸기 시작했다.
방탄소년단(BTS)의 미국 공연 소식이 전해지고부터 해리슨은 청소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콘서트 티켓을 구매하기 위해서다. BTS를 만나는 꿈을 이루기 위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미션이다.
로스앤젤레스(LA)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은 사실 일찌감치 매진된 상태다. 세계적 스타가 된 BTS가 코로나 사태 이후 처음 갖는 대면 공연인 만큼 빈자리를 구하는 일은 하늘의 별 따기였다.
티켓은 이미 몇 배의 ‘프리미엄’이 붙었고 그 가격은 상상을 초월한다. 티켓 재판매 사이트 ‘티켓마스터’에 따르면, 27일 첫날 공연 A1 구역 좌석은 7300달러(약 868만원)에 이르고 무대와 가장 먼 좌석도 350달러(약 41만원) 정도로 적지 않은 금액이다. 정가가 75~275달러(약 9만원~32만원)임을 고려하면 최소 25배 이상의 ‘호가’가 형성된 것이다.
해리슨 캔실라가 24일 소피아 스타디움 앞에서 열린 티켓 증정 행사에 BTS 멤버 정국의 이름이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등장했다. /소파이 스타디움 공식 트위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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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절망적인 상황에 해리슨의 엄마는 지난 18일 온라인 기부 사이트 ‘고 펀드 미’에 아들의 이야기를 올렸다. BTS 히트곡 ‘버터’ 앨범 커버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모습, BTS 이야기에 활짝 미소 짓는 얼굴, 이웃집 담벼락에 버려진 쓰레기를 줍고 일당을 건네받는 장면 등이 영상 한편에 담겨 공개됐다.
그렇게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은 어느 날 해리슨에게 기적과도 같은 일이 찾아왔다. 소파이 스타디움 개장 이후 100만번째 티켓 판매를 기념하는 특별 손님에 선정돼 BTS 콘서트 무료입장권을 건네받은 것이다. 해리슨의 사연을 접한 소파이 스타디움 운영진이 별도의 VIP 티켓을 마련해 준비한 깜짝 선물이었다.
해리슨은 24일 소파이 스타디움 앞에서 열린 증정 행사에 BTS 멤버 정국의 이름이 새겨진 옷을 입고 등장했다. 그 어느 때보다 밝은 얼굴에 함께 한 가족들 역시 웃음꽃을 피웠다. 해리슨의 엄마는 “BTS를 만나기 위해 아이가 정말 열심히 일했다. 엄청난 사랑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BTS는 오는 27일과 28일, 다음 달 1일과 2일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콘서트를 연다. 해리슨은 첫날인 27일 공연을 관람할 예정이다.
This Saturday at the @bts_bighit concert, we are issuing our 1 Millionth ticket to enthusiastic BTS superfan, Harrison making him SoFi Stadium’s 1 millionth fan. ️ Congrats Harrison, we can't wait for you to see the show! #SoFiStadium #BTSSoFiStadium pic.twitter.com/YughexLMdw
— SoFi Stadium (@SoFiStadium) November 24, 2021
[문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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