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정부 대변인 |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에서 극심한 경제난이 계속되는 가운데 집권 세력인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밀린 공무원 급료를 지급하겠다고 밝혔다고 하아마 통신 등 아프간 언론과 외신이 20일 보도했다.
탈레반 정부 재무부 대변인인 아흐마드 왈리 하크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부터 지난 8월 23일 이후 밀린 3개월 치 공무원 급료를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하크말 대변인은 "해당 급료는 전 정부 붕괴 이후에도 업무가 중단되지 않은 은행을 통해 지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지급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세청 대변인인 메라지 모하마드 메라지는 "정부는 지난 두 달 반 동안 260억 아프가니(약 3천300억원)의 재원을 확보해 급료를 지급할 상태가 됐다"고 말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정부 수석 대변인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재무부의 급료 지급 계획을 재확인했다.
탈레반은 지난 8월 중순 20년 만에 재집권에 성공했지만, 공무원 급료를 지급하지 못한 상태였다.
일부 공무원은 탈레반 집권 이전부터 이미 월급을 제대로 받지 못한 상황이었으며, 상당수는 탈레반의 공포 정치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아직 직장으로 복귀하지 않은 상태다.
탈레반 정부는 현재 외화 부족, 국제사회 원조 중단 등으로 인해 심각한 경제난에 직면한 상태다.
와중에 가뭄, 물가 폭등, 실업자 폭증까지 겹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최근 아프간에서 2천400만명이 극심한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고, 연말까지 320만명의 5세 미만 영유아가 급성 영양실조로 고통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아프간의 인구수는 약 4천만명이다.
이와 관련해 아미르 칸 무타키 아프간 외교부 장관 대행은 지난 17일 미국 의회에 보내는 공개 편지를 통해 동결된 자국 자산을 풀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아프간 정부의 해외 자산은 90억 달러(약 10조7천억원) 이상으로 이 중 70억 달러(약 8조3천억원)가 미국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지난 8월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하기 시작하자 아프간 중앙은행이 미국 연방준비은행 등에 예치한 이 같은 자산을 동결했다.
은행에서 돈을 찾기 위해 몰려든 아프간 카불의 시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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