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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최대 17% 기습 가격인상...인상폭 美보다 크고 日과 같은 수준

매경이코노미 문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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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최대 17% 기습 가격인상...인상폭 美보다 크고 日과 같은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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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가 한국 시장 진출 후 처음으로 구독료 인상을 단행했다. 인상 폭은 약 12~17%로 미국보다는 크고 일본과는 비슷한 수준이다. 다른 나라와 달리 한국에서는 아직 한 차례도 구독료를 인상하지 않았기 때문에 요금 인상 가능성은 꾸준히 제기됐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인상을 두고 최근 입법 절차에 돌입한 망 사용료 의무화 법안에 대비한 조치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넷플릭스는 11월 18일 공지를 통해 이날부터 일부 요금제의 국내 구독료를 인상한다고 알렸다. 스탠다드 요금제를 월 1만2000원에서 1만3500원으로, 프리미엄을 월 1만4500원에서 1만7000원으로 인상했다. 이는 각각 12.5%, 17.2% 인상된 가격이다. 베이직 요금제는 월 9500원으로 동결됐다. 베이직 요금제는 동시에 1명만 접속할 수 있지만, 스탠다드는 2명, 프리미엄은 4명까지 동시 접속할 수 있다. 즉 동시 접속자가 많이 허용될수록 인상 폭이 크다.

인상 폭은 미국보다는 크고 일본과는 비슷한 수준이다. 넷플릭스는 그동안 각국의 물가와 소득 수준 등 여러 지표를 종합해 구독료를 조정했다. 지난해 10월 미국에서 스탠다드와 프리미엄 요금제의 구독료를 각각 7.7%, 12.5% 인상한 바 있다. 올해 2월에는 일본에서 베이직과 스탠다드 요금제 구독료를 각각 12.5%, 12.9% 올렸다. 캐나다와 영국 등에서도 구독료 인상을 단행했다. 한국의 인상 폭은 스탠다드 요금제 기준으로 미국보다는 4.8%포인트 높고, 일본보다는 0.4%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다만 넷플릭스는 인상 후에도 미국이나 일본과 비교해 한국 서비스의 구독료는 비교적 저렴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인상 후 스탠다드 요금제 구독료는 한국이 월 1만3500원으로 미국(월 13.99달러, 약 1만6500원), 일본(월 1490엔, 약 1만5400원)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넷플릭스가 한국 서비스의 구독료를 인상한 것은 한국 시장 진출 후 처음이다. 넷플릭스는 2016년 1월 한국 시장 진출 후 5년 10개월 동안 한 차례도 구독료 인상을 단행하지 않았다. 회사 측인 이번 가격 인상에 대해 한국 시장에서는 한 번도 가격 인상이 없었고, 콘텐츠 투자를 통한 서비스 수준을 유지하기 위한 이유 때문이라고 전했다.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장 경쟁이 심해지면서 콘텐츠 차별화가 필요하고, 이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위해 구독료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기습 구독료 인상을 두고 최근 입법 절차에 돌입한 망 사용료 관련 법안 통과를 예상하고 미리 대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국회는 여야 합의로 망 사용료 납부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넷플릭스는 국내 인터넷사업자(ISP)인 SK브로드밴드와 망 사용료 지급 여부를 두고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에 대해 지난 4일 한국을 방문한 딘 가필드 넷플릭스 정책총괄 부사장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망 사용료를 내고 있지 않다"며 망 사용료를 낼 수 없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망 사용료와 구독료를 별개로 생각한다"면서도 "한국에 진출한 지 5년이 넘었지만 한 번도 인상을 하지 않았기에 인상을 검토 중인 것은 사실"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에 인상된 요금은 신규 회원부터 적용된다. 기존 이용자들은 구독료 청구일 이후 새로운 요금제로 납부하게 된다.

[문지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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