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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는 美 의원과 마주보면 결례?…이명박·박근혜 대통령도 ‘마주보며 접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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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용 “이재명, 예방 아니라 정상회담 한 것”

전직 대통령들도 美 의원과 상석 없이 대화

與野, 방한 인사 접견 때마다 ‘외교 결례’ 공방

헤럴드경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2013년 8월 26일 청와대에서 고(故) 존 맥케인 미국 상원의원과 셸던 화이트하우스 상원의원 일행을 접견하며 대화하고 있다.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최근 한국을 방문해 여야 대선주자들과 연이어 만난 존 오소프 미국 상원의 접견 장면을 두고 여야가 ‘외교결례’ 논쟁에 빠졌다. 야권은 “여당 대선후보가 미국 상원의원과 마주보며 접견하는 것은 격이 맞지 않는다”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지만, 과거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역시 미국 상원의원과 접견하며 마주보고 대화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외교부 1차관 출신인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은 14일 “이재명 후보의 이번 미국 방한단 행사는 명백한 외교실패”라며 “이 후보와 오소프 의원이 각기 차모진을 양옆에 배석시킨 채 마치 ‘정상회담’이라도 하듯 마주 보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미국 방한단의 예방을 받은 게 아니라 ‘정상회담’을 한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조 의원은 “대통령 후보가 미국 차관보, 상원의원과 동격이란 말인가”라며 이 후보가 오소프 의원과 마주앉은 채로 접견하는 모습을 자신의 SNS에 공개했다. 함께 공개한 사진에서 같은 날 오소프 의원을 만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상석인 테이블 가운데 자리에 앉은 채 참모진과 미국 측 인사들을 마주보게 했다.

조 의원은 이 같은 사진을 두고 한국 대선후보가 미국 상원의원과 접견하며 마주앉는 것은 상호주의 원칙에 맞지 않는 외교적 결례라고 주장했지만, 과거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도 미국 상원 의원과 접견하며 마주앉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난 2013년 8월 한국을 찾았던 고(故) 존 맥케인 미국 상원의원과 셸던 화이트하우스 상원의원 일행을 접견하며 마주앉아 대화했다. 맥케인 상원의원이 ‘美보수의 어른’으로 불리며 미국 정가의 핵심으로 평가받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한국 대통령과 미국 상원의원이 동등한 위치에서 대화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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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2008년 3월 20일 마리아 캔트웰 미국 연방상원의원과 청와대에서 대화하고 있다. [헤럴드경제DB]


이명박 전 대통령 역시 재임 중인 2008년 3월 한국을 찾았던 마리아 캔트웰 미국 연방상원의원과 청와대에서 대화하며 별도의 상석 없이 나란히 앉았다. 당시 이 전 대통령은 나란히 앉은 캔트웰 상원의원에게 당시 한미 FTA 의회비준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는데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한 전직 대사는 “의전은 대화 상황과 상호 간의 사전 조율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라며 “대선후보와 미국 상원의원이 마주앉았다고 해서 격이 맞지 않아 ‘외교 결례’라는 주장은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여야는 최근 방한 인사들과 만난 상대 대선후보를 향한 ‘외교 결례’ 공방을 계속하는 모양새다. 앞서 이 후보 수행실장인 한준호 민주당 의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SNS에 윤 후보의 ‘상석 접견’ 사진을 올리며 “대한민국 대통령 후보의 자질을 보여준다”며 우회적으로 비판했고, 이 후보 대변인인 전용기 의원은 “보고 있는 참모들은 '외교 결례'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 텐데 '오야붕' 모시기에 여념이 없다. 한숨만 나온다”고 지적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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