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윤지혜 기자]
엔씨소프트의 야심작 '리니지W'가 출시 첫날부터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하며 쾌조 출발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엔씨소프트가 마케팅비로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의심한다. 일부 BJ(개인방송 진행자)들이 엔씨소프트가 제공하는 프로모션 비용을 바탕으로 대규모 아이템 매수에 나서면서 매출이 급증했다는 의혹이다.
이에 회사 측은 리니지W 매출에 BJ 광고비가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선을 그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리니지W는 국내 양대 앱마켓에서 매출 1위를 달리고 있다. 출시 첫날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에 오른 데 이어, 구글플레이에서도 이틀 만에 17주 연속 1위였던 카카오게임즈의 '오딘: 발할라 라이징'을 제치고 왕좌를 차지했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W 첫날 매출이 리니지M(107억원)을 크게 웃돌며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며 "전체 이용자수와 해외 이용자 비중도 최대치"라고 밝혔다.
게임 전문 BJ '불도그'(위)와 '인범'(아래)은 자신의 유튜브에서 엔씨소프트로부터 리니지W 관련 프르모션을 받았다고 공개했다. /사진=각 유튜브 캡처 |
엔씨소프트의 야심작 '리니지W'가 출시 첫날부터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하며 쾌조 출발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엔씨소프트가 마케팅비로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의심한다. 일부 BJ(개인방송 진행자)들이 엔씨소프트가 제공하는 프로모션 비용을 바탕으로 대규모 아이템 매수에 나서면서 매출이 급증했다는 의혹이다.
이에 회사 측은 리니지W 매출에 BJ 광고비가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선을 그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리니지W는 국내 양대 앱마켓에서 매출 1위를 달리고 있다. 출시 첫날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에 오른 데 이어, 구글플레이에서도 이틀 만에 17주 연속 1위였던 카카오게임즈의 '오딘: 발할라 라이징'을 제치고 왕좌를 차지했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W 첫날 매출이 리니지M(107억원)을 크게 웃돌며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며 "전체 이용자수와 해외 이용자 비중도 최대치"라고 밝혔다.
그런데 일부 게임 이용자 사이에서 "리니지W 매출 대부분이 광고비"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엔씨소프트로부터 프로모션비를 받았다고 밝힌 BJ들이 대대적인 확률형 아이템 구매에 나섰기 때문이다. BJ 인범은 최근 현금 2억원 규모의 700만 다이아를 걸고 전설등급의 변신카드 '드래곤슬레이어'를 뽑겠다며 4시간 40분간 확률형 아이템을 뽑기만 하는 방송을 진행했다.
BJ가 쓴 돈의 일부를 엔씨소프트가 환급(페이백)해주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도 있다. 한 이용자는 "엔씨소프트가 돈을 돌려줄 테니 현질(아이템을 현금을 주고 사는것)을 많이 해 순위를 올리라고 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의심했다. 이런 의혹이 확산하자 리니지W 프로모션을 받았다고 밝힌 BJ 불도그는 "과금에 2억원을 썼는데 모두 내 돈"이라며 은행 거래 내역을 인증하기도 했다.
엔씨소프트 역시 관련 의혹에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통상적인 수준에서 BJ 광고를 진행하고 있을 뿐, 과도한 광고비를 지출하거나 BJ가 구매한 금액의 일부를 환급해주는 형식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도 20~30명 수준의 BJ가 하루 수천만원씩 써도 100억원이 넘는 규모의 매출을 단기간에 내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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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투윈'인데 심판이 선수에 광고비 지원…"공정하지 않아" 비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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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엔씨소프트 |
다만 광고비라 할지라도 돈을 쓸수록 유리한 '페이투윈'(pay-to-win) 게임에서 심판 격인 게임사가 특정 세력을 형성하는 BJ를 금전적으로 지원하는 건 공정성 차원에서 문제라는 시선도 있다. 게임사가 다수 이용자의 과금수익으로 특정 세력을 밀어줘 승패를 왜곡할 수 있다는 비판이다.
게임 전문 유튜버 김실장은 최근 자신의 방송에서 "상대 경쟁 게임에서 게임사는 가장 중립적이어야 할 존재인데 이 부분이 흔들리고 있다"라며 "이 사람들은 업체 후원을 받고 강해졌는데, 우리는 생돈으로 싸워야 한다면 이것이 온당한 경쟁인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경기가 공정하지 않은 느낌을 받게 되면 의욕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많은 이용자를 확보해야 하는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특성상 초기 프로모션은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MMORPG는 초기에 많은 이용자를 끌어모아야 중장기적으로 매출과 이익을 낼 수 있다 보니 초반 프로모션을 강하게 한다"라며 "초기엔 프로모션 효과가 크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들 게임이 중장기적으로 서비스되는 점을 고려하면 종래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엔씨소프트 역시 광고비가 게임 생태계를 해칠 수준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현재 리니지W 132개 서버 중 유명 BJ가 참여한 서버는 10개 미만으로, 이용자가 어떤 서버에 들어갈지 선택할 수 있다"라며 "광고비 집행 규모 역시 다른 MMORPG와 비슷한 수준으로, 생태계를 파괴할 정도가 아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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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딘'이 불러온 마케팅 출혈경쟁…수익성 해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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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오딘 이후 국내 MMORPG 경쟁이 격화되면서 마케팅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는 점이다. 카카오게임즈 역시 지난 6월 말 오딘을 출시하며 대대적인 BJ 마케팅을 진행했다. 실제 카카오게임즈의 올 2, 3분기 마케팅비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11%, 153% 폭증했다. 그동안 유튜브 광고를 하지 않던 엔씨소프트가 '블레이드앤소울2' 부터 BJ 광고를 시작한 배경이다.
기업 실적에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게임사 수익모델(BM)에 대한 이용자 반발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마케팅 비용까지 급증하면 수익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어서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경영학 교수)은 "전작 '트릭스터M'과 블소2가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리니지W까지 실패하면 주가를 회복할 카드가 없다보니 엔씨소프트가 사활을 걸고 물량을 투입하는 중"이라며 "지속가능하지 않은 전략이지만, 벼랑 끝에 서있다 보니 총력전을 벌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리니지W가 신작 거품이 걷힌 뒤에도 장기적으로 글로벌에서 성공할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윤지혜 기자 yoonji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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