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대란에 폐지 수거·골판지 운송 차량 부족
중국산 골판지 생산 부자재 붕사·가성소다 수급난 시작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요소수 대란뿐 아니라 중국발 포리졸, 붕사, 가성소다 수급난이 시작되며 골판지 업계가 삼중고를 겪고 있다. 폐지 수거·골판지 운송 차량 부족에서 나아가 가성소다 등 부자재 재고도 동나고 있다. 이에 골판지 가격 추가 인상 압력이 거세지며 앞으로 최종 재화 가격과 택배비 상승도 전망된다.
8일 제지업계에 따르면 요소수 부족으로 인해 폐지 수거 차량 운행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가뜩이나 폐지 가격이 뛰고 있는데 폐지 수거까지 어려워지니 폐지가 말그대로 '금지'가 되고 있다. 실제 폐골판지 가격은 올해 3월 킬로그램(kg)당 55.6원에서 지난달 150.6원으로 170% 넘게 뛰었다.
요소수 부족으로 골판지 생산에 필요한 폐지 운송 가격도 최근 크게 오르는 중이다. 골판지 생산 기업의 한 관계자는 "경기도 안산에서 대구까지 20톤(t) 폐지를 운송하려면 올 초만 해도 45만원이었는데 이제 75만원까지 가격이 상승했다"고 말했다.
운송비뿐 아니라 요소수 부족으로 폐지 수거차량 운행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 폐지 수거도 수급 문제도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골판지 업계에서 운송, 수거 차량 대부분 경유를 사용하고있다. 이 때문에 경유차 운행에 필수적인 요소수 부족에 골판지 업계도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것이다.
제지업계 한 관계자는 "시간이 갈수록 폐지 수거 차량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가 되고 있어 질수산화물저감장치(SCR) 가동 없이 운행을 허용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이는 폐지뿐 아니라 폐기물 전체적 문제라 당국과 협의를 시도 중"이라고 설명했다.
골판지 업계에선 요소수보다 더 큰 문제가 골판지 생산을 위한 중국산 부자재 공급난이라고 입을 모은다. 최근에는 골판지 생산에 필수적인 포리졸, 붕사, 가성소다와 같은 부자재 부족 문제도 커지고 있다. 포리졸은 인쇄를 위한 화학 물질이다. 붕사와 가성소다는 골판지를 만들 때 핵심적인 생산 요소다. 이들 부자재 역시 중국산이 대부분이다. 최근 중국발 요소수 사태처럼 중국산 골판지 부자재 공급에도 문제가 생겨 앞으로 최종 제품 생산에 큰 차질이 예상되는 부분이다.
골판지 업계 한 관계자는 "주위 골판지 기업들 사정을 들어보면 붕사, 가성소다, 포리졸 재고가 한 달치밖에 남지 않아 비상이 걸린 곳이 많다"며 "공장들이 한결같이 중국산 부자재 문제 때문에 제조 활동을 못할 수도 있다는 얘기 뿐"이라고 설명했다.
가성소다는 과거에는 우리나라에서 생산을 하다가 공장이 대부분 중국으로 이전해 중국산이 대부분이다. 최근 전방위적인 중국발 소재 수급난에 동북아시아 시장 가성소다의 지난 달 말 가격은 톤당 700달러로 전주 대비 40% 상승했다.
붕사를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소재 가격은 붕사 가격의 2배 가량 높아 쉽사리 소재를 대체했다가 되레 손해를 볼 수 있다. 또 일부 터키산, 독일산 붕사도 있는데 중국산 '쇼티지' 문제로 해당 국가 내 제품 가격이 최근 크게 오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발 소재 수급대란으로 요소수, 붕사, 가성소다, 포리졸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전 산업에서 안 쓰이는 곳이 없는 골판지 가격 역시 또 다시 상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실제 최근에는 국내 골판지 상자 제조 업체들은 골판지 상자를 대거 매입하는 택배업체나 대형 유통사들과 상자 가격 인상 협상을 시작하고 있다. 지난해 말과 올 초 골판지 원지 가격이 크게 올랐지만 제조 원가 상승분은 골판지 상자 제조 기업들이 떠안았다. 하지만 원가 상승 압력이 심해지자 골판지 상자 가격 10% 이상 인상안을 들고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상자 가격 인상분이 최종 제품 가격까지 이전되지 않았지만 내년 초께는 각종 상자 원자재 가격 인상분이 최종 제품 가격 인상까지 추가로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호현 기자 greenlight@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