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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요소수 품귀 현상

[종합] 주유소 혼란부터 소방서 앞 기부천사까지…'요소수 대란'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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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쇼핑몰서 10배 이상 가격에 거래돼

주유소 앞 차량들 줄 서는 진풍경 펼쳐지기도

소방서에 요소수 두고 가는 '기부천사'도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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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 엔진 차량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요소수'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지난 4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의 한 고속도로 휴게소 주유소에 트럭들이 요소수를 넣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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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디젤 차량 운행의 필수 품목인 '요소수' 공급 부족 사태로 인해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에 요소수를 급구하는 글이 쏟아지는가 하면, 주유소 앞에 차량들이 긴 줄을 서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사회 안전을 위해 필수적인 119안전센터 앞에 조용히 요소수를 놓고 가는 '기부 행렬'이 이어져 시민들에게 감동을 주기도 했다.

온라인서 가격 10배 뛴 요소수…주유소 '차량 행렬'까지

최근 '당근마켓' 등 온라인 거래 플랫폼에는 요소수를 급구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급기야 10ℓ(리터)통 1개당 1만원에 불과했던 요소수를 최대 12~13만원에 거래하겠다는 이들이 나타나기도 했다.

한 누리꾼은 "요소수가 없어서 차량 운행을 못 하고 있다"며 "(가격은) 부르는 대로 살 테니 제발 하나라도 팔아달라"라고 애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요소수 판매자들을 향해 "당장 사업이 힘든 화물차량이나 버스부터 우선해서 팔아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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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마켓 등 온라인 거래 플랫폼에는 요소수를 통상 10배 이상 가격으로 구매하겠다는 누리꾼들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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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소수는 디젤 차량의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에 들어가는 액체로, 디젤차가 내뿜은 해로운 배출가스를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요소수가 없으면 SCR 탑재 디젤 차량은 운행을 할 수 없다.

요소수는 석탄이나 천연가스에서 요소(암모니아)를 뽑아 증류수를 섞는 방식으로 제조하는데, 최근 핵심 원료인 요소를 중국에서 수출 제한하면서 수급난이 벌어진 상황이다.

혼란은 주유소 인근에서도 이어졌다. 최근 전국 여러 지역의 주유소에서는 요소수 품절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었다. 또 요소수를 구하려는 시민들이 주유소로 몰리면서 긴 차량 행렬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소방서 앞 요소수 통…'기부천사' 발길 이어져

그러나 일부 시민들은 소방서 앞에 요소수를 놓고 가는 '기부'에 동참해 감동을 주기도 했다. 7일 경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8~9시께 김해서부소방서 율하·장유·진례 119안전센터 입구에는 요소수가 든 박스가 놓였다. 기부자들이 안전센터에 각각 요소수 박스를 1통씩 두고 떠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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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서부소방서 율하·장유·진례 119안전센터에 요소수 기부 발길이 이어졌다. / 사진=경남소방본부


전날(6일) 오후 10시께에도 강원 춘천소방서 한 안전센터 앞에 요소수 2통이 기부되기도 했다. 또 지난 5일에는 한 남성이 인천시 송도동 119안전센터에 나타나 요소수 3통을 두고 사라지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포착되기도 했다. 요소수를 기부한 이들 모두 별다른 편지 등을 남기지는 않았다.

이들 시민들은 요소수 부족으로 인해 119 출동이 지연되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도록 기부에 동참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소방당국이 운영하는 소방차 6758대 중 80.5%, 구급차 1675대 중 90%는 SCR이 탑재된 디젤 차량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해외 긴급 수입 등 요소수 부족 문제 해결 방안 논의

상황이 이런 가운데, 정부는 요소수 공급 대란을 해결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무조정실은 지난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획재정부·외교부 등 유관 부처와 함께 국내 요소 수급 현황을 점검했다.

정부는 요소 수입을 원활화하기 위해, 우선 긴요한 물량에 대해선 수입을 재개할 수 있도록 중국 정부에 협조를 요청했다. 또 수급 불안 장기화에 대비해 중국뿐 아니라 러시아 외 다양한 국가를 대상으로 수입처를 다변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국민 건강 및 차량 운행 안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선에서 산업용 요소를 차량용으로 전환해 사용하는 방안 등도 고려할 방침이다.

호주로부터 요소수 2만ℓ를 긴급 수입하는 계획도 마련됐다. 정부는 7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차 대외경제안보전략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또 수입된 물량에 대해선 신속한 수송을 위해 군 수송기를 활용할 방침이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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