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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전셋값도 9억 키맞추기 시키나"..고가전세 대출규제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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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소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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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대란이 지속되며 정부가 오는 19일 추가 전세대책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18일 서울 송파구의 부동산 사무소에 매물 전단이 붙어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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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아파트, 사는 건 꿈도 안 꿨는데 이제는 한번 살아보지도 못하게 됐네요."

고가전세에 대한 대출보증이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제한될 예정인 가운데, 주택 수요자들 사이에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고가전세 수요가 감소하면서 결국 전셋값이 하락할 거란 낙관론과, 세입자들의 자금 여력이 충분한 경우가 많아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맞섰다. 고가전세 매물은 기준값에 맞춰 반전세로 돌아서고 오히려 저렴한 전세까지 키맞추기 하면서 일반 서민들까지 힘들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고가전세 수요 줄면서 전셋값 낮아질 것" 긍정론

5일 정부·SGI서울보증 등에 따르면 SGI서울보증이 내년부터 고가전세에 대해 보증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간 SGI서울보증은 전세가격에 별도의 상한 기준을 두지 않고 대출액의 90%를 보증해줬다. 전셋값이 20억원인 고가전세여도 무주택자라면 서울보증의 보증을 받아 5억원 한도로 대출이 가능했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기준값을 초과하는 고가전세에 대해서는 보증이 제한된다. 기준값으로는 고가주택 기준인 9억원, 혹은 주택담보대출 금지 기준인 15억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를 두고 주택 수요자들이 참여하는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서는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고가전세의 대출 제한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일부는 그간 고가전세에 대해 대출이 나오고 있었다는 사실에 놀라며 "마땅히 해야할 일을 한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한 수요자는 "고가전세 대출이 막히면 자연스럽게 수요가 줄면서 전셋값 역시 낮아질 것"이라며 "강남 전셋값이 잡히면 갭투자가 줄면서 매매가격까지 잡을 수 있을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반대로 고가전세 세입자들의 경우, 이미 자금력이 충분한 상황이라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한 부동산 커뮤니티 회원은 "15억 수준의 전세금을 마련할 수 있는 세입자는 이미 자금 여력이 충분한 경우가 많고 직장, 학군 때문이라도 그 곳에 살아야 하는 사람들"이라며 "대출을 막는다고 큰 영향을 받을지 잘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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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값 9억,15억에 키맞추기‥서민들 살기 더 팍팍" 우려도

고가전세를 규제하는 것이 오히려 서민들을 힘들게 할 것이란 우려도 나왔다. 중저가 전세가격이 고가전세 기준에 키맞추기 할 거라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주택담보대출 규제 허들이 9억원, 15억원 등으로 규정된 이후, 그보다 낮았던 집값이 9억원, 15억원에 키맞추기 하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또다른 회원은 "매매가격 대출 규제를 뒀을 때와 크게 달라질 것 같지 않다"며 "고가전세 기준이 정해지면 그보다 저렴했던 전세매물들도 기준에 맞춰 키맞추기 할 것이고 결국 일반 서민들까지 살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고가전세의 반전세화, 월세화에 가속이 붙으면서 일반 서민들이 강남에 거주하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한 수요자는 "고가전세 기준이 얼마로 정해질지 모르겠지만 그 기준에 맞춰 반전세가 늘어날 것 같다"며 "만약 9억으로 정해진다면, 보증금 9억에 월세 50만원, 월세 100만원, 월세 150만원으로 나오는 물건이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다른 수요자는 "결국 매매든 전세든, 자산가들만 강남에 살게 될 것이고 일반 서민들의 주거 사다리는 무너지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이소은 기자 luckyss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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