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도봉구 등 상승률 1/3 이하로 '뚝'…서초구 오히려 확대
"대출 규제, 서울 외곽 지역에 더 영향…집값 양극화 단초"
서울 노원구 아파트 단지에서 바라 본 모습. 2021.8.1/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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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정부의 전방위적인 대출 규제 강화가 서울 외곽 지역을 강타하고 있다. 대출 규제 여파가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 중저가 아파트 밀집 외곽 지역에 더 영향을 끼치는 모습이다. 부동산업계는 대출 규제로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등 서울 핵심 지역의 철옹성은 더 견고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최근 상승세가 둔화했다. 상승세 둔화의 주된 이유는 대출 규제 때문이다.
상승세 둔화는 대출 규제가 본격화한 9월 말 이후 두드러졌다. 9월 주간 상승률은 0.2% 안팎을 기록하다 10월부터 본격 둔화했다. 지난 8월 23일 0.22%까지 치솟았던 주간 상승률은 이달 1일 현재 0.15%까지 내려앉았다.
매수세를 엿볼 수 있는 매매수급지수도 지난달 25일 100.9를 기록, 지난 4월 12일(100.3) 이후 가장 저조했다. 매도자가 매수자보다 많은 '매수자 우위 시장 전환'이 임박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매물도 쌓이고 있다. 아실에 따르면 4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4만4582건이다. 두 달여 전인 9월 1일 3만9467건과 비교하면 약 13% 증가한 수준이다.
상승세 둔화, 매수세 위축, 물량 증가 등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일각에선 시장 변곡점이 다가왔다고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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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서울 지역별로 살펴보면 분위기는 다르다. 대출 규제 여파가 서울 전역에 걸쳐 나타나기보다는 주로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외곽 지역에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상승 폭이 컸던 노원구는 최근 상승세가 주춤하다. 8월 말 0.4%에 가까웠던 주간 상승률은 이달 1일 기준 0.15%까지 둔화했다. 도봉구도 같은 기간 0.29%에서 0.09%로 상승세가 3분의 1 이하로 줄었다. 관악구 역시 0.26%에서 0.09%로 상승 폭이 0.17%포인트(p) 축소했다.
반면 강남3구는 이전과 비슷한 상승 폭을 이어가고 있다. 서초구는 0.23%에서 0.25%로 두 달여 전보다 오히려 상승세가 확대했다. 강남구(0.07%p)와 송파구(0.06%p)는 상승세는 줄었으나, 외곽 지역과 비교하면 상승세 둔화 정도가 덜하다.
매물 수도 노원구는 9월 1일 2965건에서 11월 4일 3662건으로 697건(23.5%) 증가했다. 서초구는 같은 기간 3195건에서 3515건으로 320건(10%) 늘어나 증가폭이 덜했다.
부동산업계는 일률적인 대출 규제가 결국 강남권과 비(非)강남권 집값 격차를 더 벌릴 것으로 전망했다. 강남3구 아파트값은 이미 대출 규제선인 15억원을 넘어 현재의 대출 규제 영향을 덜 받지만, 노·도·강 등 외곽 지역은 대출 규제 사정권에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대출 규제는 결국 현금부자가 아닌 돈을 빌려 주택을 구매해야 하는 중산층 이하에 더 타격을 줄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대출 규제가 강해지면 질수록 강남3구와 서울 외곽 지역 그리고 넓게는 수도권과의 (집값) 격차를 더 벌리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전반적으로는 거래량이 감소하고 매물이 늘어나는 모습"이라면서 "고액 자산가들이 선호하는 강남, 용산 등 초고가 주택은 여전히 매도 우위 시장을 형성하는 등 지역별 온도차가 크다"고 말했다.
yagoojo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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