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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에 소외계층은 없다…BTS→'스우파', 모두가 즐기는 수어 퍼포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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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말을 할 수 없거나 청각에 장애가 있어 소리를 듣지 못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K팝을 들을 수 있을까. 최근 K팝을 수어(수화 언어)로 표현하는 퍼포먼스가 늘고 있다.

방탄소년단이 지난 7월 발표한 '퍼미션 투 댄스'는 국제 수어를 활용한 퍼포먼스로 화제를 모았다. '평화' '춤추다' '즐겁다' 세 가지 의미를 담은 국제 수어를 퍼포먼스로 표현한 것이다. 당시 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 뮤직은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국제 수어 퍼포먼스를 기획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방탄소년단의 희망 메시지는 성공적으로 전해진 분위기다. 이들의 수어 퍼포먼스에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 테드로스 아드하놈은 "국제 수화 안무를 담은 방탄소년단에게 감사하다. 수화는 전 세계 약 15억 명의 청각장애인들이 삶에 활력을 가져다주는 음악을 즐길 수 있게 한다"라고 남겼다.

화제의 프로그램 '스트릿 우먼 파이터'에서도 수어 안무가 나왔다. 최고의 댄서를 가리는 파이널 경연 중, 크루 훅은 양희은의 '엄마가 딸에게'를 선곡해, 수어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결과 또한 성공적이었다. 세상의 모든 엄마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수어로 표현, 감동을 두 배로 자아냈다는 평을 들었다.

지난달 28일 새 앨범 '옛이야기'를 발표한 케이시도 신곡 '나 그댈위해 시 한편을 쓰겠어'에 수어를 이용했다.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를 하기 위해 수 없는 고민과 덧없는 꾸밈을 더하는 화자의 마음을 담은 감성적인 가사가 인상적인 만큼, 수어로 더 큰 여운을 전한 모양새다. 케이시 또한 "말로 물리적인 힘으로 표현하지 못한다면 이렇게 표현하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작사가 김이나가 진행하는 카카오TV '톡이나 할까?'에서는 농인 아티스트 우경과 지연이 나와, 수어로 랩 공연과 이선희의 '그중에 그대를 만나' 공연을 펼쳤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해외문화홍보원은 '2020 도쿄패럴림픽' 선수단 격려와 응원을 위해 K팝에 현지 수어를 입히기도 했다.

K팝이 수어로 표현되는 것은 주목할 만 가치가 있다. 장애로 가사 내용을 알지 못하는 소수에게도 곡의 메시지를 전달, 의미를 더하기 때문이다. 김이나는 '톡이나 할까?'를 통해 "이 영상을 통해 수많은 농인분이 제가 가사를 얼마나 잘 썼는지 알게 되실 것 같다"라며 "어쩌면 당연한 건데 수어에도 말투가 있구나라는 것을 배웠다. '와, 신기하다, 잘한다'가 아니라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곳이 자극되는 감동이랄까? 익숙하지 않은 모양의 감동이다"라고 감탄했다.

가요계에서는 비주류에서 주류가 된 K팝이 소수 언어인 수어로 퍼포먼스 하는 것이 남다른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다. 한 가요 관계자는 "K팝은 하나의 장르로 음악 시장 지분을 점차 확장해왔다. 작은 나라에서만 듣던 내수용 음악이 이제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주류 팝이 됐다. 그런 K팝이 음악 시장에서는 소외계층으로 통하는 청각 장애인을 위한 퍼포먼스를 한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 실제로도 반응이 뜨거워, 앞으로도 K팝신에서 수어 퍼포먼스는 계속될 것 같다. 뿐만 아니라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플랫폼 등도 구축될 것으로 보인다. K팝이 주류팝인 만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장르가 될 전망이 나온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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