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내용 요약
참여연대·중소상공인자영업자총연합회 반발
"사고 당시 알바 시급도 안 돼"
"실제 피해 대비 턱없이 적어, 추가 보상안 필요"
경실련 공정위에 불공정 약관 심사 청구 예정
"선심성 대책, 재발 방지 어려워…약관 현실화해야"
"사고 당시 알바 시급도 안 돼"
"실제 피해 대비 턱없이 적어, 추가 보상안 필요"
경실련 공정위에 불공정 약관 심사 청구 예정
"선심성 대책, 재발 방지 어려워…약관 현실화해야"
[서울=뉴시스] 박미소 기자 =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KT불통 철저한 손해배상과 재발 방지 대책 촉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2021.11.02. misocamera@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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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오동현 신재현 기자 = KT가 최근 발생한 전국 네트워크 장애와 관련해 손해 배상 안을 발표한 것을 두고 시민단체와 자영업자들은 "KT의 보상 규모가 실제 피해보다 턱없이 적다"며 반발했다.
참여연대와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등은 2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비판한 뒤 "개인사업자 보상액 확대 및 자영업자, 유·무선 통신 이용 사업자에 대한 추가 보상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KT는 지난달 25일 발생한 인터넷 먹통 사태 피해 보상으로 ▲개인·기업 고객에겐 무선 서비스 이용요금 15시간 치 ▲소상공인 고객에겐 인터넷·IP형 전화 서비스 요금 10일 치를 요금 감면한다고 밝혔다.
개인·기업 고객에겐 약관과 관계없이 이번 최장 통신장애 시간 89분의 10배를 보상 기준으로 잡았다. 소상공인의 경우 사업장에서 유선 서비스를 다양한 디바이스에 연결해 함께 활용하고 있는 점을 고려한 결정이다. KT는 접수 절차 없이 12월에 청구되는 11월 이용 요금 분에서 보상금액을 일괄 감면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KT는 "개별 고객의 불편 유형과 정도 등이 다양할 수밖에 없고 객관적 확인도 사실상 어려워, 신속하게 보상해드리고자 일괄 보상하게 됐다"고 양해를 구했다.
하지만 KT가 제시한 보상안은 대중의 보상 심리를 충족하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보상액이 개인 무선 고객의 경우 5만원 요금제 기준 1인당 1000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특히 점심시간대 장사에 망친 소상공인들의 경우 만원도 안되는 7000~8000원 수준의 보상액을 받게 된다. KT가 내부적으로 추산한 총 보상액 규모는 350~400억 원 수준이다.
이성원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사무총장은 "KT의 통신망 불통 당시는 점심시간으로 자영업자들에게 하루 매출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시간대였다"며 "한 카페는 당일 매출 건수가 전주 월요일보다 반 토막이 났는데 이번 KT 보상금은 당시 가게 아르바이트 노동자 3명 중 1명 시급도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KT는 자영업자들의 피해 규모와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피해신고센터를 즉각 구성하고 불통 시간 동안 이용요금 감면이 아닌 실제 발생 피해를 기준으로 보상액을 제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2018년 11월 있었던 KT 아현지사 화재 때와 비교해서도 이번 보상안이 낮은 수준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KT는 당시 화재가 10시간 넘게 지속하고 일부 지역에서는 복구에 수일이 걸리자 가입자들의 요금 1~6개월을 감면해주고 소상공인 1만2000명에게 40만~120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한 바 있다.
화재 당시 자영업자 상생보상 협의체에 참여했던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은 "이번엔 상대적으로 짧은 89분 불통만 있었다고 하더라도 보상안이 2018년 당시와 비하면 비교할 수 없이 보상액이 적다"며 "이번 사태의 경우 KT 과실이 명백하고 전국적으로 광범위한 피해가 발생한 만큼 이에 걸맞는 배상과 보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오전 11시 20분쯤부터 전국 곳곳에서 KT의 유·무선 통신 장애를 겪고 있는 가운데 25일 서울 노원구에 위치한 한 식당에 KT 접속장애로 인한 현금결제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1.10.25. jhope@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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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단체들은 재발 방지를 위해 ▲자영업자 및 유무선 통신 이용 사업자에 대한 피해신고 접수 ▲집단적 소비자 피해 구제를 위한 집단소송법 및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온라인·비대면 서비스 현실에 맞는 약관 개선 등을 주장했다.
한범석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통신분과장은 "중요한 것은 얼마나 제대로 보상하고 앞으로 이런 사고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느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소상공인연합회(소공연)도 이날 논평에서 "KT가 내놓은 보상안에 담긴 소상공인 평균 7000~8000원 보상액은 보상액이라기 부르기도 민망할 정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소상공인들의 경제적 손실에 대한 보상 부분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채 한끼 밥값에 지나지 않은 보상액을 제시한 KT의 이번 보상안은 소상공인을 무시한 처사나 다름없다"며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영업손실을 감안한 실질적인 추가 대책을 KT에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도 전날 성명을 내고 "KT의 선심성 대책으로는 재발 방지가 어렵다"며 공정위에 '3시간 배상 기준'의 불공정 약관 심사를 청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실련은 "1분의 먹통으로도 업무와 일상이 마비될 수 있는 초연결사회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는 불공정한 약관에 대한 개선 없이, 선심성 대책으로는 재발을 막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현재 통신 3사 약관에 따르면 고객은 연속 3시간 이상 서비스를 제공 받지 못하거나, 1개월 누적시간이 6시간을 초과할 경우 월정액과 부가사용료 8배에 상당한 금액을 기준으로 통신사와 협의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이번 KT 사태는 약관상 손해배상 기준에 미달한다.
경실련은 "전 국민의 업무 및 일상이 마비됐음에도 약관상으로 피해를 배상할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았다"며 "3G가 도입됐던 19년 전에 마련된 이 기준은 2009~2019년 통신 3사의 통신장애가 19건 발생하는 동안 유지됐고, 실제로 이 중 12건은 약관상 기준이 아니라는 이유로 배상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통신 장애로 비롯된 손해배상은 비판 여론에 따라 기업이 자의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아닌 계약단계부터 약관에 구체적으로 약속돼야 할 사안"이라며 "초저지연성과 초연결을 특성으로 하는 5G(5세대 이동통신) 시대가 도래한 만큼 소비자와 체결하는 이용약관의 현실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dong85@newsis.com, aga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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