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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COVID-19) 대유행이 시작된 지 1년이 지나면서 저축은행을 포함한 제2금융권의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출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감소 등 영업악화가 장기화되면서 한계에 몰린 자영업자들이 은행권 대신 제2금융권의 고금리대출에 손을 벌리는 셈이다.
오윤해 한국개발연구원(KDI) 시장정책연구부 연구위원은 2일 '자영업자 부채의 위험성 진단과 정책방향' 보고서를 내고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개인사업자 채무구조를 분석했다.
오 연구위원에 따르면 올해 8월 금융권별 개인사업자 가계대출 증가율은 저축은행이 전년 동월 대비 15.5%로 가장 높았다. 은행권 대출 증가율 6.5%의 2.4배에 달하는 수치다. 지난해 9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저축은행 가계대출 증가율은 지난해 12월 7.9% 증가로 전환, 올해 △3월 13.1% △6월 17.5% 등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개인사업자의 사업자대출 증가율을 살펴봐도 저축은행 대출 증가율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올해 8월 개인사업자의 저축은행 사업자대출 증가율은 19.8%였다. 지난해 12월 -0.9%였던 저축은행 사업자대출 증가율은 △3월 4.5% △6월 13%에 이어 20%에 육박했다. 올해 은행권 사업자대출 증가율이 △3월 15% △6월 10.8% △8월 11.3%로 10% 초반 수준을 유지한 것과 대조적이다.
오윤해 연구위원은 "최근 개인사업자가 보유한 가계대출과 사업자 대출이 은행보다는 고금리업권에서 급증하고 있다"며 "자영업자의 채무구조 악화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오 연구위원은 또 "가계부채 총량관리 등으로 은행권 자금공급이 제한된 점도 개인사업자가 최근 고금리 업권 대출을 크게 늘리는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계대출과 사업자대출 모두 은행권 대출은 2020년 2분기 이후 수준을 유지하던 것과 달리 보험·상호금융, 캐피탈,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대출은 급증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초 코로나19 국내유행이 시작된 이후 매출 감소 등 타격이 발생하면서 자영업자의 가계·사업자대출이 증가했고, 코로나19가 장기화로 영업피해가 누적되면서 은행권 대출이 막힌 자영업자들이 고금리 대출로 몰린다는 의미다.
아울러 정부의 정책금융을 지원을 받고 1년 후 폐업한 자영업자를 표본으로 분석한 결과 정책금융 수혜를 받은 개인사업자의 개인신용점수는 63.8점 하락했다. 같은 조건에서 폐업한 전체 사업자의 신용점수가 24.2점 하락한 것에 비해 39.6점 더 신용도가 하락했다. 코로나19로 경영악화가 심화된 업체에 정책자금을 공급하면서 폐업 후 개인사업자의 신용도가 더욱 악화된 현상으로, 일시적인 자금 지원보단 폐업·재기 지원이 장기적으로 효과적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오윤해 연구위원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경영악화를 겪은 자영업자의 채무구조를 개선하고 부실위험을 완화하기 위한 금융·재정지원 방안이 필요하다"며 "회복이 어려울 정도로 경영이 악화된 자영업자에게는 원활하게 폐업할 수 있도록 지원해 부채 증가를 방지하고 이후 재기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종=김훈남 기자 hoo1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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