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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로마 G20 정상회의

온난화 방지에 크게 미흡한 G20 합의문…"말많고 성과 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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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2050년까지 1.5도 상승' 목표 성명서 빠지는 등 실행계획 실패
바이든 '중국, 러시아, 사우디가 회피하는 걸 하게 만들어야' 강조
미 별도 회의 소집 등 반중국 활동…"더러운 중국 철강 제한할 것"
뉴시스

[로마=AP/뉴시스]3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라 누볼라 컨벤션센터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 참석한 정상들의 기념촬영을 앞두고 참가국들의 국기들이 배치되고 있다. 2021.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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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로마에서 이틀동안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기후변화 대책에 대한 논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요 서방언론들이 지적하고 있다.

정상들은 기온 상승 1.5도 이내 억제에 합의했지만, 이를 위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방법론이 빠졌다는 지적이 대부분이다.

21세기 중반까지 온실가스 증가를 넷 제로(net zeor; 배출과 흡수가 서로 상쇄해 증가량이 0이 되는)로 만든다는 파리기후협약 합의를 실천하기 위해 각국의 온실가스 배출 저감노력이 절실하지만 각 나라들이 이해관계에 얽혀 온실가스 저감 노력을 구체화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번 회의에 대한 평가는 '말은 많지만 성과는 적었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와 CNN 등 주요 언론들의 G20회의 종합 평가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주요 선진국들이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위한 주요 합의에 이르지 못한 사실은 앞으로 2주 동안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유엔기후회의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기가 대단히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틀동안 열린 로마 정상회의에서 미국, 인도, 중국 등 주요국 지도자들은 2015년 파리기후협약 합의를 준수하기 위한 최선의 방안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려고 노력했다.

정상들은 새로운 석탄 화력발전소에 대한 정부 지원을 중지하기로 합의했지만 기온 상승을 막는 방안이나 시한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G-0 국가들은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75%를 차지한다. 로마 정상회의는 31일부터 2주 동안 열리는 '글래스고 Cop26' 유엔기후회의를 앞두고 열렸다.

안토니오 구테헤레스 유엔 사무총장은 31일(현지시간) "내 희망이 충족되지 못한 채 로마를 떠난다.-그렇지만 희망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러시아, 중국, 사우디아라비아가 강력한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는 것에 반대했다고 꼭 짚어서 밝혔다.

그는 "우리가 중요한 진전을 이뤘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것을 곧 알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중국이 기피하는 일, 러시아가 기피하는 일, 사우디가 기피하는 일을 하도록 설득하는데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대립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들이 파리기후협략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앞으로 몇 십년 동안 온실가스 배출 저감 노력을 어떻게 분담할 지를 두고 힘든 협상을 벌여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미국과 유럽은 중국과 인도, 기타 규모가 큰 개발도상국들이 조기에 배출을 감축하도록 밀어부치고 있다. 그러나 개발도상국들은 부유한 나라들이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개발도상국에 대한 지원을 대폭 늘리도록 요구하고 있다.

G20 회원국에는 세계 최대 오염원국과 화석연료 생산국이 포함돼 있고 각 나라별 경제 발전 수준이 크게 다르기 때문에 합의를 도출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로마 정상회의가 발표한 최종 성명에는 석탄 사용과 화석연료 보조금을 삭감하는 새로운 약속이 포함되지 않았다.

G20 정상들은 이산화탄소를 회수해 저장하는 기술이 적용되지 않은 해외의 새 화력발전소에 대한 공공자금 지원을 중단하고 G20 사상 처음으로 메탄가스 배출을 크게 감축하기로 합의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번 성명에 포함된 약속들은 빠르게 상승하는 해수 온도에 떨어트리는 물 한방울"이라면서 "G20이 합리적이지만 갈 길은 아주 멀다"고 말했다.

G20 성명은 또 세계 평균 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시대보다 2도 이하, 가급적 1.5도 이하로 억제한다는 2015년 파리기후협약 목표를 재확인했다.

특히 G20 정상들은 처음으로 1.5도를 달성 가능한 목표로 제시하면서 각국이 앞으로 10년내 추가적 노력을 취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그러나 정상들은 이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 지에 대한 구체적 방법론을 제시하지 않았다. 유엔은 현재 수준의 온실가스 저감 노력만으로는 2.7도가 상승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정상들은 또 넷 제로를 달성하는 시점을 설정하는데 실패했다. 구테헤레스 사무총장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사명"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은 2060년까지 넷 제로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인도와 러시아는 21세기 중반까지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하지 않고 있다.

G20 성명에는 회원국들이 "21세기 중반 또는 언저리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돼 있다. 당초 초안에는 2050년이 탄소중립 목표시한으로 제시돼 있었다.

G20의 합의를 방해하는 한가지 사안이 선진국들이 아직 화석연료 사용을 중지하기 위해 매년 1000억달러(약 117조4000억원)를 지원해달라는 개발도상국들의 요청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는 점이다. 정상들은 성명에서 빠른 시일 안에 이 합의를 이뤄내겠다고 약속했지만 현재로선 1000억달러 지원금 합의는 2023년이나 돼야 이뤄질 전망이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선진국들이 국내총생산(GDP)의 1%를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했지만 존슨 영국총리는 "조기에 이뤄지기 힘든 일"이라면서 Cop26에서 민간 투자자들이 개발도상국을 돕기 위해 더 많은 지원을 약속할 것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G20 정상들 간의 외교활동은 시진핑 중국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주요 참석자들이 화상으로만 참석함에 따라 활발하게 이뤄지지 못했다.

대신 바이든 미 대통령은 장기화되는 세계 물자 공급 차질에 대처하기 위한 정상회의를 별도로 소집했다.

미국, 유럽연합(EU), 한국, 호주, 영국, 캐나다, 콩고공화국, 독일, 인도네시아, 인도, 이탈리아, 일본, 멕시코, 네덜란드, 싱가포르, 스페인 등 14개국의 정상과 대표들이 참여한 회의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공급 적체 문제에 대해) 민간의 파트너들과 함께 지금 직면해 있는 정체현상에 당장 조치가 필요하다. 이런 일이 미래에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중국이나 러시아 등을 직접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공급망이 강제노동과 아동 노동에서 자유롭고 기후목표에 부합도록 지속가능해야 한다"거나 '공급망을 사이버 범죄 공격으로부터 지켜야 한다'는 등 두 나라를 견제하는 내용의 발언을 이어갔다.

또 EU와 철강·알루미늄 관세 분쟁 해소에 합의한 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합의가) 중국같은 나라의 더러운 철강이 우리 시장에 접근하는 것을 제한할 것이고 우리 시장에 철강을 덤핑해 우리 노동자들도과 산업, 정부에 크게 피해를 준 나라들에 맞서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이번 합의에서 탄소배출 기준을 엄격히 적용한 철강제품만 미국에 수출되도록 함으로써 값싼 중국산 철강이 미국에 수입되는 걸 견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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