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관장은 31일 페이스북에 글을 쓰고 “지난 6일이 마치 꿈속에서 지난 것 같다”며 “서울대 응급실에서 아버지와 마지막 눈 맞춤을 한 지 채 일주일이 안 됐는데, 오늘 아침 아버지의 유골함을 뵈었다”고 말했다.
이어 “장례 기간 중 정말로 많은 분의 은혜를 입었다”며 “조문해주신, 장례식을 준비해주신, 마음으로 위로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심심한 감사를 올린다”고 했다. 또 “어떤 말로도 감사의 마음이 충분히 표현되지 않는다”며 “앞으로 열심히 바르게 살아 은혜와 빚에 조금이라도 보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노 관장은 평소에도 노 전 대통령을 언급한 글을 자주 올려 아버지에 대한 사랑과 존경을 드러내왔다. 지난 4월 10일에는 ‘아버지의 인내심’이라는 제목으로 “지상에서 아버지께 허락된 시간이 앞으로 얼마나 남았는지 알 수 없지만, 아버지는 내게 확실한 교훈을 주셨다”며 “인내심이다. 초인적인 인내심으로 버티고 계신 아버지를 뵈면 이 세상 어떤 문제도 못 참을 게 없다”는 글을 썼었다.
노소영 관장이 지난 4월 10일 '아버지의 인내심'이라는 제목으로 쓴 글. /페이스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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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한마디 말도 못하고 몸도 움직이지 못한 채 침대에 누워 어떻게 십여 년을 지낼 수 있을까. 나는 단 한 달도 그렇게 살 수 없을 것”이라며 “정말 하고픈 말이 있을 때 소통이 잘 안 되면 온 얼굴이 무너지며 울상이 되신다. 아버지가 우는 모습”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노 관장은 지난 5월 8일 어버이날에도 노 전 대통령을 언급했었다. 그는 “아버지가 오늘따라 두 눈을 크게 뜨고 계신다. 이때다, 싶어 평소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쏟아냈다”며 “아빠의 사랑 듬뿍 받고 자랐어요. 그게 저를 버티는 힘이에요”라고 적었다.
3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국가장 영결식에서 부인 김옥숙 여사, 장녀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장남 노재헌 변호사 등 유족들이 헌화를 마친 뒤 좌석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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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날 노 전 대통령의 장남 노재헌 변호사도 페이스북에 장문의 ‘추모의 글’을 올리고 “이제 아버지를 보내드린다. 대한민국 현대사의 명암과 함께 살아오신 인생, 굴곡 많은 인생을 마감하셨다”고 말했다. 그는 “군인, 정치인, 대통령을 거쳐 일반시민으로 돌아오자마자 무거운 사법의 심판으로 영어의 몸이 될 수밖에 없었다”며 “그 후 큰 병을 얻어 긴 시간 병석에 누워 고통스럽게 지냈고, 결국 영광과 상처가 뒤섞인 파란 많은 생을 마감하셨다. 그 또한 본인의 운명으로 받아들이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숱한 일을 겪으셨지만 항상 책임은 당신의 몫이었다. 결코 남을 탓하지 않았다. ‘고얀놈’이 제가 평생 들은 최고의 욕이었다”며 “대통령 퇴임 후 큰 수모를 당하실 때조차 당신이 다 짊어지고 가겠다고 말씀했다. 원망의 말 한마디 하지 않고 국민과 역사에 대한 무한 책임을 철저하게 지키려고 노력했다”고 회고했다.
또 노 전 대통령을 ‘과묵하지만 다정다감한 아버지’로 기억한 뒤 “어쩌다 시간이 나는 주말에는 온 가족과 함께 가까운 교외로 드라이브하고 설렁탕 한 그릇 하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노래하는 순간을 가장 행복해하셨다”며 “대통령으로서는 공과 과가 있지만, 가족에게는 최고의 아버지였다”고 전했다.
[문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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