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독점시리즈 `마이네임`. [사진 제공 = 넷플릭스] |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에서 한국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기존 국내 업체들에 더해 넷플릭스, 디즈니, 애플 등 세계 유수 플랫폼 업체들의 한국 진출로 업계 경쟁이 심화되면서 질 좋은 콘텐츠 확보가 시장에서 승기를 잡는 필수 요소로 꼽히기 때문이다. '제2의 오징어 게임'을 만들겠다는 경쟁 구도가 구축되는 가운데 제작자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함께 나오고 있다.
다음달 12일 국내 서비스를 시작하는 디즈니플러스는 수십 년간 축적한 지식재산권(IP) 기반 콘텐츠와 함께 한국에서 제작한 독점 콘텐츠를 강조했다. 서비스 개시와 함께 공개되는 한국 콘텐츠 7편을 세계 시장에 선보여 국내 시장은 물론 해외 시장에서 K문화 확산을 돕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디즈니플러스 독점시리즈 `그리드`. [사진 제공 = 월트디즈니컴퍼니] |
이에 앞서 다음달 4일 '애플TV플러스'를 국내에 선보이는 애플은 업계 최초로 독점 콘텐츠만 제공한다는 점을 내세워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국내 첫 독점 시리즈 '닥터 브레인'을 시작으로 윤여정, 이민호 등이 출연하는 '파친코'도 제작하고 있다.
OTT 업계에서 독보적 위치로 자리 잡은 넷플릭스는 '오징어 게임' 성공의 기세를 몰아가기 위해 올해 5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예고했다.
해외 업체의 국내 진출에 더해 토종 OTT 업체들도 사업 영역 확장과 함께 독점 콘텐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올해 독립법인 출범 1년째인 '티빙'은 독점 콘텐츠 역량을 강화해 해외 시장 진출에 나설 계획이다. 2023년까지 제작비 4000억원을 투자해 1년에 30편의 독점 콘텐츠를 확보할 방침이다.
지상파 3사와 SK텔레콤 간 합작사인 '웨이브'는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콘텐츠전략본부를 신설하고 본부장으로 이찬호 전 스튜디오드래곤 책임프로듀서(CP)를 영입했다. 향후 5년간 1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도 밝혔다.
'시즌'을 운영하는 KT도 IP 기반 콘텐츠를 2025년까지 1000여 개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애플TV플러스 독점시리즈 `닥터 브레인`. [사진 제공 = 애플코리아] |
국내외 OTT 업체의 대규모 투자 계획은 제작비 문제로 고심해온 국내 제작사들에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소 제작사는 해외 OTT를 통해 해외 진출이 용이해져 혜택을 보고 있다.
그러나 제작비를 전액 부담하는 대신 해당 작품에 대한 권리를 OTT 업체가 가지는 경우가 늘면서 제작자가 이른바 '하도급 업체'로 전락하는 불공정 구조가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작품이 성공해도 추가 수익을 요구할 수 없고, IP를 활용한 추가 사업도 진행할 수 없다. 콘텐츠 제작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지급해야 한국 콘텐츠의 자생력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넷플릭스가 오징어 게임 제작비의 110% 정도만 제작사에 지급한 사실이 드러나 질타를 받았다.
해외 OTT 업체도 국내 제작사의 권리 요구와 수익배분 불만에 눈치를 보고 있는 모양새다. 디즈니는 디즈니플러스 독점작에 참여하는 콘텐츠 제작 파트너사와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해나가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OTT 업체가 제작 환경에 도움을 주는 동시에 작품이 성공했을 때 보상해주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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