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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미얀마 군부, 무차별로 시민 체포해 고문·폭행… 131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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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미얀마 민주화 시위에 참여했다 군부에 끌려가 폭행 당한 15세 청년의 등에 남은 모진 고문 흔적. 트위터 게시물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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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가 지난 2월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이후 저항 세력에 대해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고문을 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28일(현지시간) AP통신은 최근 몇 달간 수감됐다가 석방된 28명의 미얀마인, 3명의 군 관리와 진행한 인터뷰를 공개했다.

이들에 따르면 미얀마 군부는 9000명이 넘는 사람을 억류하고 ‘탓마도(Tatmadaw)’라는 이름의 부대와 경찰을 동원해 1200명이 넘는 사람을 사살한 것으로 나타났다. 억류된 수감자들은 16세 소녀부터 승려까지 다양하며 전국 각지에서 무차별적으로 끌려왔다.

친구와 자전거를 타던 중 갑자기 붙잡혔다고 밝힌 한 청년은 군부가 펜치로 자신의 피부를 꼬집고, 가슴을 발로 차거나 “너희 엄마는 너를 구해줄 수 없어”라며 모욕을 줬다고 말했다.

청년은 “(고문은) 중간에 쉬는 시간 없이 계속됐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엄마를 생각하는 것뿐이었다”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수감자들은 핏자국이 선명히 남아있고 곳곳에 바퀴벌레 돌아다니는 등 비위생적인 환경에 수감돼 고문을 받았으며 군부는 그들이 원하는 답을 얻을 때까지 계속 고문을 했다고 한다.

21세라고 밝힌 한 수감자는 “군부는 나에게 ‘여기는 아무런 법도 없다. 우리는 총이 있고, 원한다면 너희를 죽여 아무도 모르게 사라지게 만들 수 있다’고 협박했다”라고 전했다.

또 군부는 고문의 증거를 감추기 위해 사망자들에 대한 부검 보고서를 조작하기도 했다.

지난 4월 탈영했다고 밝힌 전직 육군 장교는 해당 사실을 알리며 “부당하게 체포된 후 고문, 폭력, 성폭행을 당하는 일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전쟁 포로라도 법으로 대우하고 보살펴야 하는데 쿠데타로 모든 법과 원칙이 사라졌다”며 “세상이 이 모든 것을 알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미얀마 인권상황을 감시하는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미얀마군은 민주주의로 이행하기 전부터 오랜 고문의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이번 고문은 그 규모와 강도에 있어서 사상 최악이라고 전했다.

AAPP에 따르면 쿠데타 이후 사망한 1200명의 사람 중 131명은 고문으로 목숨을 잃었다. 이들은 군부의 고문이 체포 후 연행하는 과정에서도 자행됐으며 심문 시설에 도착하기도 전에 사망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인터뷰를 진행한 AP통신 측은 미얀마군에 정식 논평을 요청했으나 군부는 “이런 터무니없는 질문에 답할 계획이 없다”며 거절했다고 한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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