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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레전드의 쓴소리 "언제부터 LG가 우승을 노리는 팀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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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LG가 우승을 노리는 팀이었나. 선수들이 너무 긴장한 것이 느껴질 정도다."

LG는 명문 구단의 역사를 이어온 만큼 레전드들도 많이 배출했다. 그 중 한 명이 전화를 걸어 왔다. 최근 LG의 야구에서 너무 답답함이 느껴진다는 것이 통화의 요지 였다.

그는 "언제부터 LG가 우승을 노리는 팀이 됐는지 모르겠다. 이제 조금 해볼만한 전력이 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하는 것과 같다. 언제부터 우승권 팀이었다고 순위 경쟁에 부담을 느끼며 어려운 야구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팀이 전체적으로 경직돼 있다. 옛날 같으면 한참 신바람을 내고 있을 순위임에도 즐기지 못하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매일경제

LG 한 레전드가 최근 LG 야구에 쓴 소리를 남겼다. LG 다운 신바람 야구를 하지 못하고 스스로 위축돼 어려운 야구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천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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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는 올 시즌 윈 나우 버튼을 눌렀다. 공격적인 전력 보강을 통해 우승을 노리고 있음을 세상에 알렸다. 분명 우승에 도전하는 시즌인 것만은 확실하다.

트레이드를 통해 함덕주와 서건창을 얻었고 외국인 타자도 보어로 교체 했다. 모두 당장의 1승에 투자하는 트레이드였다.

그러나 LG 레전드의 생각은 달랐다. 프런트의 움직임과 선수들의 야구는 별개라는 것이었다.

그는 "프런트는 프런트의 할 일이 있고 선수들은 선수들의 야구가 있는 것이다. 프런트가 우승을 위해 투자를 하고 전력 보강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프런트가 할 일을 하고 있을 뿐이다. 그런 분위기에 선수들이 왜 휘둘리는지 모르겠다. 선수들은 주어진 환경에 맞게 야구를 하면 그만이다. 왜 프런트의 움직임에 같이 흔들리며 우승 아니면 큰일 날 것 같은 야구를 하고 있는 것인가. 불과 몇 해 전만 해도 포스트시즌만 진출해도 대성공이었던 것이 LG 야구의 현실이다. 3위를 하고 있다면 신나서 신바람 야구가 불어온다는 평가를 받았을 것이다. 타 팀 입장에선 그 때의 야구가 더 위협적으로 느껴졌을 것이다. 신바람 야구는 LG의 트레이드 마크다. 3위를 하고 있다면 충분히 성과를 즐기며 더 높은 곳을 향해 도전하는 야구를 하는 것이 LG의 색깔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마치 지킬 것이 크게 늘어난 사람 처럼 행동한다. 너무 조심스럽고 경직돼 있다. 3위면 충분히 잘하고 있는 것이다. 즐기면서 신나게 야구할 수 있는 순위다. 왜 1위에 연연하며 더 어려운 야구를 하고 있는 것인가. LG는 충분한 힘이 있는 팀이다. 현재를 즐기며 더 신나게 야구하면 좀 더 야구가 잘 풀릴 수 있다. LG는 이제서야 야구를 좀 할 만한 전력이 된 팀이다. 수년 간 대단한 업적을 쌓은 팀이 아니다.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정 됐다는 건 이제 보너스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자격이 주어졌다는 것을 뜻한다. 보너스 게임을 앞두고 왜 긴장하고 흔들리는가. LG 야구의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지 않고 착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수들이 부담감 때문에 시계 세리머니를 중단한 것에 대해서도 답답함을 토로했다. 스스로 정신적으로 약한 팀이라는 것을 만천하에 알린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시계 세리머니를 부담감 때문에 안 하기로 했다는 뉴스를 보고 너무 답답했다. 도대체 세리머니가 무엇이길래 그런 것에도 부담을 갖고 다른 시도를 한다는 말인가. 왜 그렇게 경직돼 힘겨운 야구를 스스로 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세리머니가 부담스러워서 하지 않기로 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 있는가. 왜 선수들 스스로 어려운 야구를 하려 하는 것인가. 다시 말하지만 예전 같으면 3위를 하고 있으면 신바람을 내면서 더욱 신나게 야구를 하고 있었을 것이다. 타 팀은 오히려 그런 LG를 더 두려워 한다. 우승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에 스스로 발목을 잡는 야구를 하는 팀을 어느 팀이 두려워 하겠는가. LG는 스스로 약한 팀이라는 것을 드러내고 있다. 좀 더 뻔뻔하고 즐기는 야구를 해야 할 때다. 지금이라도 현 상황을 즐기고 신바람을 내며 야구를 했으면 좋겠다. 부담을 내려 놓고 LG다운 야구를 해야 할 때다. 충분히 그런 실력이 되고 자격이 있는 팀이 바로 LG"라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한 번 더 LG 선수들이 LG다운 야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LG의 올 시즌은 성공적이었다. 투수력이 막강해졌고 공격 쪽에서도 새로운 얼굴들이 대거 등장했다. 좋은 성적을 내면서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올 시즌에도 한 번 해볼만한 실력이 된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런 좋은 상황들을 즐기지 못하고 오히려 부담으로 느끼는 야구가 답답할 뿐이다. 지금까지 잘 해왔고 앞으로도 잘 할 수 있다. 지금이라도 신바람이 살아난다면 시즌 순위와 상관 없이 포스트시즌서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이 LG 야구다. 지금은 당장의 1승보다 LG다운 야구를 하는 것이 더 중요하고 필요하다. 쓸데 없는 걱정은 내려놓고 앞으로 다가올 가을 야구를 즐길 준비를 해야 한다. 밖에서 뭐라하든 신경쓰지 말고 지금까지의 성과를 즐겼으면 좋겠다. 신이 나야 할 때 기가 죽어 있으니 보는 입장에서 너무나 안타깝다. 그동안의 성과를 스스로 칭찬하고 힘을 내 줬으면 좋겠다. 선수들 하나 하나가 그런 마음으로 야구를 즐길 때 진짜 LG의 신바람 야구가 시작된다고 생각한다"고 부탁의 말을 남겼다.

한 레전드의 이 절절한 부탁을 LG 선수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떤 야구를 보여줄지 지켜볼 일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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