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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동갑 후배들과 타격왕 경쟁…“관심 없었다, 그런데”[SPO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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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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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부산, 고봉준 기자] 흥미로운 구도다. KBO리그의 떠오르는 세대인 20대 초반의 타격 천재들 사이로 베테랑 타자가 뛰어들었다. 띠동갑 후배들과 경쟁을 벌이게 된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전준우(35)는 21일 사직구장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나도 결과를 모르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KBO리그 타격왕 싸움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몇 발자국 앞서가던 kt 위즈 내야수 강백호(22)가 잠시 쉬어가는 사이 키움 히어로즈 외야수 이정후(23)가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섰고, 전준우가 9~10월 맹타를 앞세워 선두 그룹을 형성했다.

롯데의 경기가 없던 20일 저녁 상황은 더욱 흥미로웠다. 이정후와 강백호, 전준우가 약속이나 한 듯 모두 0.347을 기록했다. 할과 푼 그리고 리까지 같자, KBO는 모와 사까지 동원해 우열을 가렸다. 여기에서 0.34713(435타수 151안타)의 이정후가 1위, 0.34711(484타수 168안타)의 강백호가 2위, 0.34674(522타수 181안타)의 전준우가 3위로 자리를 달리했다(그리고 22일 이정후는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4타수 3안타를 기록해 타율을 0.351로 끌어올리고 이날 경기가 없던 강백호, 전준우와 격차를 벌렸다).

전준우는 “최근까지 5강 싸움이 계속되면서 나를 포함해 우리 선수들의 집중력이 굉장히 높았다. 그러면서 타율도 올라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무서운 상승세였다. 전준우는 9월과 10월 각각 0.417과 0.426이라는 고타율을 기록하며 타격왕 경쟁으로 뛰어들었다. 9월에는 5안타 경기 하나를 포함해 3안타 이상 경기만 6차례가 있었고, 10월에도 전체 15경기 중 절반 가까운 7게임을 멀티히트로 장식했다.

이제 페넌트레이스 종착역까지 얼마 남지 않은 상황. 성적만 따라준다면 생애 첫 타격왕 타이틀을 가져갈 수 있다. 문제는 경쟁자들이다. 이정후와 강백호 모두 나이는 어리지만, 뛰어난 타격 기술로 이미 KBO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성장했다.

연령 차이도 흥미롭다. 전준우와 이정후는 각각 1986년생과 1998년생으로 띠동갑이다. 1999년생 강백호는 이정후보다도 1살이 어려 전준우와는 13살 차이가 난다.

전준우는 “이정후와 강백호 모두 천재형 타자들이다. 먼저 이정후는 누가 보더라도 모든 것을 갖춘 선수라고 생각한다. 배울 점도 많다. 가끔은 ‘나도 저렇게 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고 말했다.

이어 “강백호 역시 마찬가지다. 기술도 좋고 힘도 뛰어나다. 천재이면서 노력도 많이 하는 선수다”고 치켜세웠다.

띠동갑 차이의 후배들과 경쟁하게 된 35살 베테랑은 자신만의 무기도 이야기했다. 전준우는 “나는 비록 천재형 타자는 아니지만, 이러한 선수들과 대등하게 싸우기 위해 나름 노력을 한다고 생각한다. 노력하지 않으면 이들을 따라갈 수 없다”고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타격왕은 큰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이제는 결과를 알 수 가 없게 됐다. 이렇게 된 만큼 일단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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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준우는 올 시즌을 앞두고 기존 주장 민병헌의 뒤를 이어 완장을 찼다. 이대호, 김대우 등 고참들과 한동희, 최준용 등 신예들 사이에서 가교 노릇을 충실히 수행했다는 평가다.

전준우는 “사실 나보다 구승민과 김원중 등 중간 연차의 선수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 특히 내가 투수 파트를 신경 쓰기가 어려워서 후배들이 내 몫을 대신 해줬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솔직한 이야기도 덧붙였다. 전준우는 “나는 동료들에게 좋은 말을 해주는 주장은 아니었다. 틀린 것은 틀렸다고 이야기하는 선배였다. 그래도 이런 주장을 후배들이 잘 따라와줬다”고 말했다.

최근까지 치열한 순위싸움을 벌인 롯데는 현재 제동이 걸린 상태다. 특히 바로 위 SSG 랜더스를 상대로 연달아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하면서 가을야구가 멀어졌다.

전준우는 “후반기 내내 선수들끼리 ‘할 수 있다’는 분위기로 덕아웃이 가득 찼다. 그러나 8위에서 계속해 순위 변화가 없다 보니 허탈감도 컸다”고 클럽하우스 풍경을 이야기했다. 이어 “비록 5강 경쟁은 힘들어졌지만, 동료들과 함께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한 뒤 기자회견실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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