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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승부처 첫 경기부터 ‘불발’ 3번타자 고집한 LG의 패착 [MK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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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꾀돌이’ 류지현 LG트윈스 감독의 구상이 첫 판부터 꼬여버렸다. 톱니바퀴처럼 맞물려야 할 타선은 승부처에서 식어버리고 말았다. 특히 타선의 키를 쥐고 있는 3번타자 서건창(32) 카드는 실패했다.

LG는 1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서 4-5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LG는 2연승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69승 9무 55패로 3위에 머물렀다. 결과론이지만, 이날 2위 삼성 라이온즈도 패했는데, 만약 LG가 승리했다면, 2위 자리를 탈환할 수도 있었다. 1위 kt위즈도 졌기 때문에 1.5경기 차까지 따라잡을 수 있었다. 물론 모든 건 가정으로 남았고, 1위 kt와도 2.5경기 차, 2위 삼성과도 1경기 차는 그대로였다.

매일경제

최근 타격 부진이 길어지고 있는 LG트윈스 서건창. 사진=김영구 기자


LG로서는 아쉬운 한판이었다. 더구나 막판 순위 경쟁의 승부처로 꼽은 일정의 첫 경기였는데 패하고 말았다. 이 경기 전 류지현 감독은 “키움과의 3연전과 금요일 휴식 후 토요일, 일요일 두산 베어스와의 3연전(더블헤더 포함)이 중요하다. (6연전에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음 주 순위 경쟁 확률이 결정될 것이다. 6경기를 잘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LG는 토요일인 23일 두산전부터 30일 정규시즌 최종일까지 더블헤더 포함 휴식일 없이 9연전을 소화해야 한다. 하지만 류 감독은 두산과의 더블헤더까지 6연전을 더 중요하게 봤다.

특히 키움과는 이날 경기 전까지 9승 1무 3패로 압도적으로 우위에 있는 관계였다. 이날 경기는 비록 상대 선발 안우진의 구위에 밀려 타선이 4회까지 침묵했고, 선발 임찬규가 4회 대타 김웅빈에 3점 홈런을 맞는 등 5실점으로 무너지며 초반 흐름이 어려웠다.

그래도 5회말 2사 후 유강남의 홈런으로 분위기를 바꾸는데 성공했고, 흔들린 안우진의 제구가 흔들리자 연속 볼넷으로 2명의 주자가 나간 뒤, 김현수의 적시타로 1점을 더 보탰다. 6회말 키움 불펜 김성진과 김재웅을 상대로는 실책과 엮어 2점을 더 추가하며 1점 차까지 따라붙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1점 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패했다.

물론 LG가 동점 내지는 역전까지도 만들 수 있는 흐름이긴 했다. 중요한 승부에서 타선이 침묵한 게 이날 패인이었다. 특히 3번타자로 다시 기용한 서건창은 경기 중후반 이후 철저히 침묵했다. 5회말도 김현수의 적시타로 2-5까지 따라붙은 2사 1, 3루 상황이 이어졌는데, 여기서 서건창이 안우진에 스트라이크 낫아웃으로 힘없이 물러나며 이닝이 종료됐다. 이후 서건창은 조상우가 등판한 7회 선두타자로 나섰지만, 2루수 땅볼에 그쳤다. 9회에도 선두타자로 나섰는데, 키움 마무리 김태훈에 우익수 뜬공에 그쳤다.

최근 타격감이 좋지 않은 서건창이다. 이 경기 전까지 6경기 연속 무안타로 침묵했다. 급기야 지난 16일 창원 NC다이노스전에서는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17일 NC와 더블헤더 1차전에선 결장했다. 더블헤더 2차전에는 7번 2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그러나 2회 2사 2루에서 2루수 땅볼로 아웃됐고, 4회 1사 만루 찬스가 되자 대타 채은성으로 교체됐다.

서건창은 후반기 시작과 함께 LG과 야심차게 영입한 자원이다. 키움에 선발 정찬헌(31)을 내주는 1대1 트레이드로 데려왔다. LG의 오랜 고민인 2루수 포지션을 해결해주리라는 기대가 컸지만, 기대보다는 못한 활약이다.

이날 첫 타석인 1회말 2사 후 안우진에게 안타를 뽑아내며 무안타 행진은 끊어냈고, LG 타선이 안우진에게 고전하던 4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도 볼넷으로 출루했지만, 결정적인 찬스에서는 침묵한 서건창이다. 결과적으로 최근 10경기 타율은 0.121로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경기 전 류 감독은 서건창을 3번 타순으로 복귀시키며 “최근 체력적으로 힘들 것이다. 어제 하루 쉬었으니, 컨디션이 좋아졌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지만, 서건창이 결과로 보여주지 못했다.

서건창 뿐만 아니라 중심타선에 배치된 타자들의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치열한 순위 경쟁 속에서 1위와의 격차를 좁힐 수 있는 좋은 기회였고, 1점 차를 극복하기 위해 이정용-고우석 등 필승조까지 모두 투입했지만, 소득은 없었다. 타선 곳곳에 포진해있는 불발 타자들 때문이었다.

[잠실(서울)=안준철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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