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석탄 가격은 최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정저우상품거래소에서는 13일 석탄 선물 가격이 역대 최대 가격인 톤당 1563위안까지 치솟았다. 올해 들어서만 133% 가량 급등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에너지 공급에 차질을 빚으며 지난 9월 중국의 일부 공장이 멈춰서기도 했다.
석탄을 이용한 중국 전력 발전소 앞을 지나는 남성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석탄 가격 상승은 하반기 중국의 경제 성장률 뿐 아니라 글로벌 주요 생산기지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의 공장 가동 중단으로 종이·식품·양모 등의 생산량이 줄어들며 전세계 공급망에 타격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을 받는 1차산업부터 전장산업까지 초비상 상태다.
이에 국내를 비롯해 주요 교역 파트너인 이웃 국가들도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 이다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동남아 국가의 경우 9월 말부터 방역조치가 점차 완화되며 위축됐던 제조업 개선이 예상됐는데 생산 부담이 가중되면 경제 회복 동력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중국 전력난은 지난해 10월 호주산 석탄을 수입금지 조치하며 본격화됐다. 미중갈등 여파로 호주에 대한 무역보복 조치에 나섰지만, 석탄 부족과 중국 정부의 '저탄소 정책'이 겹치면서 전력 부족 사태가 가속화됐다. 석탄은 중국 전력의 약 6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겨울철을 앞둔 만큼 난방대란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결국 중국은 항만에 묶어뒀던 호주 화물선에서 석탄을 하역하는 등 사실상 백기를 든 상황이다.
중국발 악재에 전세계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개입으로 전력난이 일부 해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이 '탄소제로' 정책을 일보 후퇴하고 원자재 생산량을 늘리면 공급 부족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9월 시작된 전력난은 당국의 특별한 언급이 없던 가운데 전력 공급이 제한된 20여개 성에서 공장 가동이 중단되거나 가정용 전력이 끊기며 가시화됐다.
홍록기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높은 석탄 자급도를 고려하면 일각의 우려와 달리 호주산 석탄 수입중단 조치는 무관하다"며 "전력난 발생 시기를 고려하면 정책적 요인이 더욱 큰 것으로 판단된다. 코로나19 이후 제조업 의존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에너지 절약 정책은 시기적으로 부적절했다"고 평가했다.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중국의 2021년 석탄 선물 가격 추이. 2021.10.14 zunii@newspim.com [출처=매크로마이크로(MacroMicro) 캡처]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를 두고 국내 증권가에선 중국의 전력난이 "피크(정점)는 지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9월 말부터 정부가 주도적으로 전력난 극복을 위한 전력 공급 확충에 나선 만큼 전력 생산이 빠른 속도로 회복하리란 기대감에 기인한다. 중국 에너지 문제를 담당하는 한정 부총리는 관련 당국자들에게 "전력 공급 확보를 위해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최설화 메리치증권 연구원은 "지난 8일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동절기 석탄 공급 보장을 위한 조치 이후 동북지역 민간 부문의 전력 중단 문제가 일부 해소됐고, 10월 첫째 주 중국 항만의 석탄 재고가 9월 말 대비 소폭 늘었다"며 "앞으로 발전회사의 석탄 재고일수도 점차 늘어나며 중국의 전력난 우려는 피크아웃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전력난 우려 일부 해소에도, 빠른 시일 내 정상화는 어려울 수 있다. 최 연구원은 "석탄 공급은 늘겠지만 전력 보장 1순위는 민간 부문이라 동절기 민간 난방 수요가 늘면 제조업 생산에는 여전히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봤다.
홍 연구원은 "중국은 전세계적으로 석탄 공급 대비 수요가 높아 구조적으로 전력난이 단기간 내 완전히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특히 겨울철 난방 수요로 예년 수준의 중국 전력난이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시장 우려와 달리 중국 제조업 셧다운이 장기화되거나 경제성장률이 크게 둔화되는 흐름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겨울철 에너지 공급을 보장하면서도 기후변화 목표는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외신에 따르면 자오천신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비서장은 13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에너지 공급을 보장하면서도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기후변화 장기 목표를 계획대로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중국은 전력 공급을 늘리기 위해 산시성과 네이멍구 등 주요 산지에서 발전용 석탄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zunii@newspim.com
저작권자(c)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