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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배신할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9만원대에 살 때 곧 ‘10만 전자’가 된다고 했는데 ‘6만전자’로 추락하니 하늘이 무너진 것 같습니다.”
삼성전자 주식을 산 ‘동학개미’(개인 투자자)들이 모인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원망 섞인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1월 장중 9만6800원까지 치솟았던 삼성전자는 이날 6만8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말(8만1000원)보다 주가가 더 내려간 것이다.
개인 투자자들의 ‘최애’ 종목이었던 삼성전자 주가가 주춤하면서 개인들의 전체적인 수익률도 부진했다. 이투데이가 10월 들어 개인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의 추정 수익률을 계산했더니 평균 -8.47%에 그쳤다. 20개 종목별로 지난달 30일 종가와 13일 종가를 비교해 수익률을 구한 뒤, 이를 평균해 구한 값이다.
반면 외국인이 많이 순매수한 20개 종목의 추정 수익률 평균은 -1.73%로 개인보다 높았다.
개인투자자가 사들인 상위 20개 종목(우선주 제외) 중 플러스 수익률을 낸 종목은 SK케미칼(17.54%)과 KT&G(0.25%) 등 2개에 불과했다. 평균을 크게 웃돈 수익률을 낸 SK케미칼은 순매수액 약 331억 원을 기록하며 순매수 종목 15위에 이름을 올렸다.
개미들이 가장 많이 산 종목은 ‘국민주’ 삼성전자였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개미들을 울렸다. 동학개미 순매수 1위(1조7192억원 순매수)였던 삼성전자 보통주의 수익률은 -7.15%였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순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린 SK하이닉스(-8.00%)ㆍ삼성SDI(-5.36%)ㆍ카카오뱅크(-19.34%)ㆍ셀트리온(-17.43%) 등도 부진한 수익률을 보였다.
개미들의 패인은 지난해 높은 수익을 냈던 주식에 그대로 투자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동학개미들은 삼성전자 투자에서 49.6%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3월 4만2500원까지 떨어졌던 삼성전자 주가가 연말에 8만1000원까지 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삼성전자 주가가 지난해 말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카카오, 삼성전기, 엔씨소프트, 네이버, 하이브 등도 지난해 개미들이 러브콜을 보낸 종목들이다.
개미들과 달리 외국인은 코로나 이후 경제 회복이나 금리 상승 국면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주식에 투자해 좋은 성과를 냈다. 이달 들어서도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 전기차 관련주들을 사들이고 있다. 또 금리 상승 수혜주인 금융주에도 외국인 순매수가 몰린다.
인플레이션 우려, 금리 상승 등 외부 악재로 인한 조정 기간이 길어지는 상황에서 개미의 마이너스 수익률이 주식시장을 얼어붙게 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월 코스피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약 13조 원으로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이후 주식시장을 이끌었던 개미의 힘도 약해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8일 기준 신용융자 잔고는 23조4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13일 올해 중 가장 큰 규모인 25조6500억 원을 기록한 뒤 연일 하락을 이어가고 있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020년 코로나19 국면 진입 후 주식시장 상승세를 견인해 온 개인 매수세가 약화됐다”며 “개별 종목 변동성 확대에 따른 신용융자 잔고 출회 압력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투데이/김예슬 기자(viajeporlune@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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