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등 "협정 존중해야" vs 영국 "합리적 심사"
영국령 저지섬 근처에서 항의하는 프랑스 어선 |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영국이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 이후 프랑스와 어업 갈등에 휩싸인 가운데 유럽연합(EU) 내 14개국이 영국을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준비 중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프랑스, 벨기에 등 14개국은 공동성명에서 영국이 근해에서 EU 선박에 조업 허가를 축소해왔다고 규탄할 예정이다.
성명은 또 영국이 EU 선박에 조업 허가를 차별적으로 내주고 있다고 주장하고, 영국에 지난해 12월 타결된 브렉시트 협정을 존중할 것을 요구한다.
브렉시트 이전 영국은 EU 차원의 어업 정책에 따라 영불해협 최대섬인 저지섬 인근 배타적경제수역(EEZ)이나 영해 안에서 프랑스와 벨기에 등 다른 국가 선박이 조업하는 것을 허용했었다.
브렉시트 협정에 따라 이후에도 영국은 전통적으로 근해에서 조업한 EU 선박들에 허가권을 일부 나눠주기로 했다.
그러나 최근 영국은 조업권 연장 심사를 하면서 외국 선박의 조업권을 대거 축소하는 조치를 시행했다.
지난달 29일 영국 정부는 프랑스 소형 어선이 영국의 6∼12마일(약 10∼20㎞) 근해 조업을 위해 낸 신규 신청 47건 중 12건만 허가했다.
저지섬 당국 역시 95건은 받아들였지만 75건은 거부했다.
영국은 과거 조업 영역을 입증할 자료 등을 토대로 합리적으로 심사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14개국은 성명에서 "공평하게 주권을 존중하기로 한 틀 안에서는 유럽 국가 선박의 지속적 접근을 보장하기로 한 것이 브렉시트 협정 내용"이라며 영국과 저지섬에 정책을 재고할 것을 요구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
다만 프랑스가 최근 언급한 '경제적 보복' 등은 성명에 담기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이 조업 심사를 축소한 직후 프랑스의 유럽 담당 장관인 클레망 본은 에너지 공급 등 경제적 보복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성명이 이같이 경제적 보복보다 외교적 압박에 치중한 것은 프랑스 외 몇몇 국가들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성명에 동참한 14개국은 프랑스, 벨기에, 아일랜드, 스페인, 네덜란드, 독일, 키프로스, 포르투갈, 덴마크, 이탈리아, 리투아니아, 스웨덴, 몰타, 라트비아다.
pual07@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