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물 WTI 80.52달러 마감…7년 만에 처음 80달러 선 넘어서
브렌트유 가격도 4년 만에 최고치…천연가스 가격도 천정부지
美 휘발유價 7년 만에 최고 수준…英 기업들 “공장 폐쇄, 인플레 불가피”
1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17달러(1.5%) 오른 배럴당 80.52달러로 마감했다. WTI 가격이 종가 기준 80달러를 넘어선 것은 2014년 10월 31일 이후 7년 만에 처음이다. WTI 가격은 전장인 8일 장중에 2014년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80달러를 웃돈 바 있다. [AP]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원유, 천연가스, 석탄 등 주요 화석에너지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라 위축됐던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며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공급량이 부족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에너지 위기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지속되면서 전 세계 각국의 산업 전반에도 악영향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이날 1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2014년 10월 31일 이후 7년 만에 처음 80달러 선을 넘어섰다.
올해 8월 중순과 비교했을 때 30% 넘게 오른 수치며,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기승을 부리던 1년 전과 비교하면 120%나 올랐다.
브렌트유 가격도 2018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천연가스 가격 역시 고공행진을 지속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천연가스(NG1) 가격도 1MMBtu(25만㎉ 열량을 내는 가스) 당 5.345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5일 6.312달러에 비해서는 낮아진 수준이지만 약 3개월 전과 비교했을 때 2배 가까이 올랐다.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자료]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천연가스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는 데다 겨울이 다가올수록 원유 공급이 부족할 것이라는 우려가 이어지면서 국제유가가 현재보다 더 높아질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미국 주요 금융사인 씨티그룹은 이날 브렌트유의 4분기 전망가를 배럴당 85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씨티그룹은 “유렵의 경우 내년 2월까지 석유 공급이 크게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브렌트유의 경우 배럴당 90달러 선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미 주요 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고객들에게 최근 보낸 메모에서 “우리는 지금 또 한 번의 거대한 허리케인을 앞두고 있다”며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전 세계 각국에서도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문제가 속출하고 있다.
미국 텍사스주(州)의 한 천연가스 생산 시설의 모습. [로이터]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미국에선 휘발유 평균 소비자 가격이 7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미 휘발유 평균 소비자 가격은 갤런당 3.274달러로 지난 2014년 10월 이후 가장 높았다.
제니퍼 그랜홈 미 에너지부 장관은 지난 6일 휘발유 가격 상승 등을 잠재우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전략비축유(SPR) 방출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영국에선 기업들이 정부를 향해 에너지 가격 제어에 실패할 경우 공장을 폐쇄하거나 소비자에게 가격 인상 부담을 전가할 수밖에 없다고 호소하고 나섰다.
영국 철강업계를 대표하는 ‘UK스틸’과 영국 화학공업협회 등 이익단체들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등 정부 주요 인사들의 무관심에 불만을 표출하며 “현재 상태가 3주만 더 방치된다면 생산 중단이란 극단적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달 29일 중국 랴오닝(遙寧)성 선양(瀋陽)에 위치한 석탄 화력발전소 부근 도로 위를 한 시민일 걸어가고 있는 모습. [로이터]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중국에선 석탄 가격 상승에 따른 발전소들의 역마진 현상으로 전력난이 갈수록 심화되는 양상이다.
발전소들이 전력 생산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게 되자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지난 8일 국무원 집행회의에서 전기료 가격을 20% 이내에서 올릴 수 있도록 허용했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중국 최대 석탄 산지인 산시(山西)성에 홍수가 덮쳐 석탄 광산 60곳이 폐쇄되는 일까지 발생했다. 산시성에서 올해 채굴할 예정인 석탄은 12억t에 이른다.
realbighead@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All Rights Reserved.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