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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슈 오세훈 서울시장 행보에 쏠리는 눈

취임 6개월 오세훈 서울시장 "기회의 사다리, 도시경쟁력 복원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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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오세훈 서울시장이 9월 29일 오후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을 현장 방문해 응급의료센터 신축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서울의료원 응급의료센터(지상5층 규모)는 코로나19 등 감염병에 24시간 상시 대응할 수 있도록 음압병실, 고압산소치료실 등 감염관리 특화 기능을 갖춘 시설이다. /송의주 기자



아시아투데이 김인희 기자 = 지난 4·7 재보궐선거를 통해 10년만에 서울시장으로 돌아온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 6개월을 맞았다. 선거운동 당시 ‘첫 날부터 능숙하게’를 슬로건으로 내세웠던 오 시장은 지난 6개월동안 서울시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을까.

오 시장의 시선은 이미 내년 6월 지방선거를 향해 있다. 오 시장은 지난 보궐선거 당시부터 당선될 경우 재선에 도전하겠다고 약속, 임기를 5년으로 상정하고 장기적 안목으로 정책의 시간표를 짜고 있다.

◇기회의 사다리 복원·도시경쟁력 회복을 위한 ‘서울비전 2030’
11일 아시아투데이 취재에 따르면 오 시장의 서울 시정 전략 양대 키워드는 ‘기회의 사다리 복원’과 ‘도시경쟁력 회복’이다. 오 시장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상생도시 △글로벌선도도시 △안심도시 △미래감성도시 4대 미래상 아래 16개 전략목표 및 78개 정책 과제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만든 것이 지난달 발표한 ‘서울비전 2030’이다.

이는 지난 10년 간 서울의 도시경쟁력 추락은 선제적이고 전략적인 비전 부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진단하고, 총 122명의 각계각층 전문가와 시민들이 참여해 136일 동안의 대장정을 함께 하며 105번에 걸친 토론 끝에 도출한 향후 10년을 내다본 시정운영 마스터플랜이다.

◇10년간 멈춰있던 재개발 재건축 정상화 본격화
오 시장이 취임하며 가장 많은 기대를 받았던 것이 부동산 안정화다. 오 시장은 “재개발 재건축 정상화라는 관점에서 바꿀 수 있는 것은 다 바꾸고 있다고 자부한다”고 말하고 있다. 지나친 규제로 막혀있던 서울의 주택공급에 숨통을 틔우기 위한 변화의 노력이다.

재개발의 경우 지난 5월 말 발표한 재개발 6대 규제 완화 조치가 제도개선을 마무리하고 민간재개발 후보지를 공모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2015년 이후 6년 만에 민간재개발 구역지정의 활로가 뚫리는 것이다. 시는 25곳 내외 후보지를 선정해 약 2만6000가구를 공급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미 이 사업에 60여곳 이상이 문의를 해오는 등 노후 주거지역의 반응이 매우 뜨겁다. 다만 재건축은 부동산 시장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대대적인 발표를 지양하고 단지별로 접근하는 ‘케바케(Case by case)’ 접근법을 택하고 있다.

3년간 발목을 잡았던 잠실5단지의 교육영향평가가 얼마 통과됐고, 건축 심의 단계에 묶여있던 방배신동아 등 6개 재건축 단지의 건축설계 안이 통과되는 등 조용하지만 실속있게 재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일괄적 방역규제는 그만, ‘상생방역’의 시대
정부가 전 국민 백신접종률 70%를 전제로 단계적 일상회복 준비에 착수하면서 기존 일률적 방역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방안으로 ‘서울형 상생방역’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오 시장의 제안으로 자가검사키트가 국내에 시판되기 시작했고,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제는 호텔 등 접객업소나 일정시간 이상 머물러야 하는 체육시설 등에서도 자가검사키트를 사용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시가 콜센터, 물류센터, 기숙학교 등에서 시범사업을 벌인 결과 9월 말 기준 자가검사키트로 최종 확진여부를 확인한 케이스가 860명대까지 늘어났다. 자가검사키트의 민감도가 유전자증폭(PCR) 검사보다 낮다는 단점이 있지만, 하루를 기다려야 하는 PCR과는 달리 30분 내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민들의 일상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2개 자치구(마포, 강동) 내 일부 회원제 체육시설을 대상으로 실시한 영업시간 완화 시범사업 역시 운영시간 증가로 시간당 밀집도가 완화되며 감염사례가 발생하지 않았다. 또 업종별·업태별 특성을 유연하게 고려하고 자가검사키트를 도입·활성화하면 영업시간을 늘려도 방역과 민생을 모두 지킬 수 있다는 새 시각을 열었다.

◇무너진 계층 이동 사다리 복원 본격화
오 시장은 “내일은 더 나아질 거란 희망을 만들어드리는 것, 그것이 바로 제가 주장하는 계층이동 사다리를 복원하는 일이고, 시장으로서 저의 기본 책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내 정치 철학”이라고 강조할 만큼 계층이동 사다리 복원정책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피력해왔다.

‘2030 서울비전’에도 교육 사다리, 복지 사다리, 일자리 사다리, 주거 사다리라는 4대 계층 이동 사다리가 제대로 맞물려 돌아가는 구조적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전략목표와 핵심과제를 세밀히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 중 대표 정책이 후보시절부터 공약으로 제시한 ‘온라인 원격교육 플랫폼 서울런’과 ‘하후상박형의 안심소득’이다.

서울런은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라 좌우되는 사교육 없이도 누구나 공정하게 양질의 교육콘텐츠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구축된 교육시스템이다. 공정한 교육기회 보장은 누구나 공감하는 가치지만 이는 공교육 강화라는 원칙과 이상론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서울런’은 이 괴리를 해소하기 위한 현실적인 대안으로 취약계층 청소년을 대상으로 유명 강사들의 인터넷 강의를 무료로 제공한다. 시의회와의 협의과정에 다소 진통이 있었지만, 지난 8월 사업을 개시해 취약계층 청소년 11만 명을 대상으로 서비스에 들어갔다.

복지패러다임의 대 전환을 시도하는 안심소득도 시범사업 설계를 마무리하고 복지부 협의 등의 행정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10월 말 협의가 완료돼 최종 기준이 공개되는 등 복지부 협의가 마무리되면 시의회 협의 등을 거쳐 내년부터 3년간 시범사업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민간위탁, 민간보조사업의 관행화된 혈세낭비구조 바로잡기 본격화
서울시는 지난 10년간 1조 가까운 시민 혈세를 투입하면서 확대 재생산됐지만 제대로 된 성과 검증 없이 방만 운영된 민간위탁, 민간보조금 사업의 사업 구조나 관행 등 문제점을 종합적으로 재구조화하기 위한 감사를 진행 중이다.

혈세 ‘먹튀’ 논란을 빚은 베란다형 태양광 보조금 지원 사업은 이미 내년에 중단하기로 결정됐다. 고의 폐업 혐의를 가진 14곳 업체를 사기와 업무상 횡령 혐의를 물어 형사고발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등 법적 절차도 진행 중이다.

그 외에도 노들섬 복합문화공간 조성사업을 비롯해 언론이나 시의회를 통해 꾸준히 지적돼 왔고 내부적으로도 문제를 인식하고 있던 주요 사업에 대한 감사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 중이다.

◇서울을 수변문화도시로, 한강르네상스 시즌2 프로젝트
과거 오 시장이 첫 재임 시절 추진한 ‘한강르네상스’는 한강이 홍수대비 같은 치수(治水)의 도구로만 활용되던 시대를 넘어 한강의 문화공간 시대를 열었다.

특히 코로나19 시대에 한강공원은 시민들에게 지친 일상의 힐링 공간이자 돌파구를 제공했다. 오 시장의 ‘한강르네상스’ 사업을 추진한 2009년 이후 올해까지 한강공원 이용객은 8억 명을 넘어서며 서울시민의 대표적인 휴식장소가 됐다.

세빛섬의 경우 2014년 10월 전면 개장 이후 누적방문객 1200만 명이 넘을 정도로 사랑받는 서울명소로 자리 잡았다. 오 시장은 이같은 ‘한강르네상스 시즌1’의 성과를 넘어 이번 임기에서는 ‘한강르네상스 시즌2’에 해당하는 ‘지천르네상스’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도시중심인 한강에서부터 공간적 범위를 더 확대해 마을중심의 실개천, 소하천에 이르기까지 한강 외 4개의 지천(안양천, 탄천, 홍제천, 중랑천), 36개 지방하천, 18개 소하천, 15개 실개천에 이르는 25개 자치구를 모두 관통하며 거미줄처럼 퍼져 있는 물길 일대를 문화와 예술, 휴식이 있는 水(수)세권으로 활성화한다는 목표다.

‘지천르네상스’를 통해 서울시민들의 삶의 질을 끌어올리는 것은 물론 경관이 바뀌고, 사람이 몰리면서 지역경제가 살아나고 자연스럽게 지역 균형 발전까지 도모하는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신속통합기획의 1호 모델인 신림1구역이 대표 사례로, 주민 갈등과 사업성 부족 등의 이유로 13년간 정체돼 온 곳이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사업계획을 변경해 용적률 상향(230%→259%)으로 세대수를 늘린(2886→4000~4200세대 내외) 것은 물론 도로와 하수도로 이용 중인 ‘도림천2지류’를 자연하천으로 복원하고 주변에 수변공원을 조성하는 등 수변 중심 문화공간으로 재편될 계획이다.

◇시의회와의 관계는 변수, 내년 지방선거에서는
오 시장의 지난 6개월에 긍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취임 이후 야당 소속 시장으로서 여당이 장악한 서울시의회와 끊임없는 마찰을 빚었다. 특히 지난달 시의회 시정질문 당시 오 시장이 자리를 박차고 나가면서 시의회와의 관계는 더욱 악화됐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 산하기관장 임명 과정에서 불거진 후보자 적격성 논란도 향후 시 부동산 정책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다시 시민들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것은 오 시장과 시의회 모두 마찬가지다. 서울시의회 한 의원은 “오 시장이 보궐선거에서 당선됐고 내년 대선 이후에 곧바로 지방선거가 있기 때문에 정치적 선명성을 강조하는 것은 불가피한 면이 있다”면서도 “(오 시장이) 내년에 재선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시의회와의 협치 방식을 재정립하지 않는다면 선출직 사이의 대립이라는 정치적 난관을 마주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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