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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개점휴업 할 판”… ‘대출 소진 임박’ 토스뱅크 비상

조선비즈 박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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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개점휴업 할 판”… ‘대출 소진 임박’ 토스뱅크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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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가 영업을 시작한 지 불과 수일 만에 대출이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금융당국이 제한한 연말까지의 대출 한도를 빠르게 소진하면서다. 자금난으로 출범 3개월 만에 대출 ‘개점휴업’ 사태를 겪었던 케이뱅크와 유사한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8일 은행권에 따르면 토스뱅크에서는 출범 3일차인 전날 밤 기준 2000억원이 넘는 신용대출이 실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전 은행권에 적용된 가계대출 관리 기조와 발맞춰, 신생 은행인 토스뱅크에도 연말까지 최대 5000억원으로 대출 공급 한도를 묶어놨다. 이 중 이미 40%가 나간 것이다.

토스뱅크는 오픈 첫날부터 모든 가입자를 일괄 수용했던 여타 인터넷은행들과 달리, 한 달 전부터 받은 사전 신청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선착순 오픈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사전 신청자 총 130만명 중 지금껏 사흘에 걸쳐 각각 1만, 10만, 10만명 총 21만명을 대상으로 서비스가 개시됐다. 21만명이 한도 40%를 소진했다는 점을 들어 단순 계산해보면, 52만여명이 채워지는 순간 모든 한도를 소진하게 된다. 사전 신청자 전원을 수용하기도 전에 5000억원은 바닥날 수밖에 없다.

서울 강남구 토스뱅크 본사. /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토스뱅크 본사. /연합뉴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토스뱅크 대출 신청은 사실상 365일 24시간 가능하기 때문에 속도를 더욱 종잡을 수가 없다”며 “이르면 이번 주, 아무리 선착순 오픈 속도를 느리게 조정한다 하더라도 다음 주 한도가 동 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토스뱅크 내부는 비상이 걸렸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전날 여·수신 사업부, 전략기획부 등 주요 담당자들이 모두 모여 긴급 대책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수신 상품과 체크카드 상품 서비스는 정상적으로 사전 신청자 전원에게 정상 오픈하되, 최악의 경우 연말까지 대출 서비스 자체를 중단해야 한다는 방안 등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으로부터 대출 가능 한도를 추가로 부여받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토스뱅크가 당초 세운 목표를 지켜야 한다”며 단호한 입장이다. 5000억원이란 한도는 토스뱅크가 금융당국의 인가를 받을 당시 사업계획서에 써낸 2021년 말 기준 목표 대출금액(4693억원)에 기반한 것으로, 금융당국이 억지로 낮게 잡아 부여한 수치가 아니라는 취지다.


출범 전 기대감을 표했던 소비자들은 큰 아쉬움을 드러내는 분위기다. 토스뱅크는 ‘최저 연 2.76% 금리, 최대 한도 2억7000만원’ 신용대출 등 시중은행보다 후한 대출 조건을 내걸었는데, 대출을 옥죄는 시중은행의 상황과 맞물려 대출 절벽의 피난처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았었다. 그런데 막상 오픈하고 보니 선착순 방식에 진입조차 어렵고, 대출 서비스 자체를 이용하지 못하는 위기에 놓인 것이다.

금융권 일각에선 올 연말 시장 상황을 예측할 수 없었을 토스뱅크 입장으로선 억울했을 것이란 시선도 제기됐다. 한 은행 관계자는 “토스뱅크 사업계획서 상 목표치는 오래전에 쓰였을 가능성이 크고, 출범 초기 안정적 운영을 위해 보수적으로 설정된 수치일 것”이라며 “더군다나 지금처럼 대출절벽 사태로 수요가 쏠릴 것을 어디 예측이나 했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런데도 당국은 조정의 여지 없이 스스로 써낸 목표이니 이를 지키라고만 하니 난감한 입장일 것”이라고 전했다.

박소정 기자(soj@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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