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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 박해수가 이정재와의 남다른 호흡에 대해 돌아봤다. 제공｜넷플릭스 |
(인터뷰①에 이어)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에서 조상우 역을 열연한 박해수는 극중 성기훈 역의 이정재와의 작업 소감을 묻자 "꼭 다시 만나고 싶다"고 눈을 반짝이며 말을 이어갔다.
"이정재 선배님은 너무 좋은 분이고, 열정적으로 캐릭터에 임하는 모습에서 많이 배웠다. 너무 멋있고 큰 선배님인데 너무나 인간적인 동네 친형처럼 다가와주셨다. 다시 한 번 만나고 싶고, 너무 감사하다."
황 감독에 대해서도 고마움을 전했다. "황동혁 감독님은 시나리오부터 현장까지 정말 합리적으로, 즐거운 현장을 만들어주셔서 결과도 좋지만 그 과정 속에서도 다시 한 번 만나고 싶다. 조상우 캐릭터를 만나게 해주신 부분도 감사하다. 1에서 10까지 정말 디테일하게 고민을 많이 하셔서 작품에 들어가 연기하기 어렵지 않았다. 심리적으로 변화하는 부분에 대해 궁금하면 늘 말씀드리고 말씀해주시곤 했다. 감독과 배우 사이 아니어도 자주 만나뵐 것 같다."
박해수는 또 "오일남 선배님부터 마지막 동생까지 연차가 좀 있지만 다양한 연령층의 배우가 있었는데, 똑같은 트레이닝복을 입고 한 공간에 있어서 동질감이 있었다"면서 "보여질 때는 경쟁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분위기가 되게 좋아서 사진도 많이 찍고 했다. 공간 안에서는 서로 힘이 되고 즐겁게 지냈던 것 같다"고 현장에서 배우들과의 호흡과 합을 떠올렸다.
극중 등장한 게임 중 가장 무섭게 느껴진 게임으로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가장 자신없는 게임으로 '구슬치기'를 각각 꼽은 박해수. 제일 기억에 남는 게임으로는 기훈과의 마지막 승자를 가린 오징어 게임을 꼽았다.
"가장 힘들면서도 기억에 남는 게임이었다. 추운데 난투를 해야 했고, 비도 많이 맞아야 했는데 힘들었지만 기억에 많이 남는 건, 이정재 선배님이 수시로 따뜻한 물을 부어주셨다. 신경써주시는 게 너무 감사했다"면서 "처절하면서도 슬펐고, 마지막 장면이라 기억에 많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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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 박해수는 가장 자신없는 게임으로 `구슬치기`를 꼽았다. 제공｜넷플릭스 |
실제 상우와 같은 상황이라면 '오징어 게임'에 참여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상우는 가정이 없고 나는 가정이 있어 고민이 되겠지만 만약 실제로 상우 같은 상황이라면 오징어게임이 마지막 희망이지 않을까 하면서 참여했을 것 같다"며 "참여했다면 무조건 마지막까지 가야죠"라고 말했다.
달고나 게임이 나올 것을 어느 정도 눈치 채고도 기훈에게 알려주지 않은 상우의 심리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건, 그런 것 같다. 가령 우리가 중간고사 볼 때, 무슨 문제 나올지 아는데 확신은 없을 때. 그걸 2등에게 알려줄 것인가인데, 확실친 않다. 그걸 얘기했다고 했을 때 나에게 도움될 확률도 적지 않고. 조상우는 확률적으로 그런 싸움을 한 것 같다. 가장 빠른 선택을 한 게 그거 같다. 사실 우산으로 가는 기훈을 일부러 말리진 않는 것인데, 그 장면이 상우를 잘 표현한 장면이라 생각한다."
기훈과의 마지막 게임 말미, 스스로 자신의 운명을 택하는 상우의 결말에 대한 생각도 궁금했다.
"상우는 가장 가치 있는 걸 선택한 것이다. 너무 불쌍하더라. 그걸 이해하고 공감하고 이해해야 하니까. 어떻게 보면, 상우도 집에 돌아가고 싶었을 것이다. 그래서 손을 잡으려 하는 장면도 들어갔는데, 그게 나에게는, 위로가 되는 컷이었다. 그래도 조상우의 마음에 다시, 고민의 길이 있었던 것이 보여지는 장면이라서. 그 장면이 없었다면 다른 결말이 됐을 것 같고, 그 결말이 조상우에게는 가장 최적화된 결말이 아닌가 생각한다."
일각의 '상우가 살았어야 했다'는 반응도 있지만 박해수는 "조상우의 엔딩에 대해서는 100% 만족하고 있다"고 단호한 견해를 드러냈다.
"그 캐릭터가 할 수 있는 마지막 선택이었고, 그 또한 합리적 판단으로 하는 선택이라 절대적으로 만족한다. 그 신을 준비하면서는 많은 고민을 했던 것 같다. 돌아가자고 했을 때 조상우는 고민한다. 손을 내밀었고, 하지만 그 후의 판단을 했을 때, '지금 나간들'이 있지 않았을까. 어쩔 수 없는 불쌍한 선택이지만 그 캐릭터는 그렇게 보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즌1에서 하차하게 돼 시즌2에 함께 못 하게 된 것은 굉장히 아쉽지만, 가장 좋은 판단이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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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수는 '오징어 게임'에 대해 "내 연기 인생의 터닝 포인트"라 밝혔다. 제공｜넷플릭스 |
'오징어 게임'을 하면서 자신이 생각한 '메시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오징어 게임' 시나리오를 보면서 가장 크게 느꼈던 건, 승자와 패자에 대한 이야기였던 것 같다. 승자와 패자가 가지고 있는 갈등구조 속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판단을 하고 살아가는가, 무엇을 잃어가는가를 생각했다. '오징어 게임'이라는 작품이 생존게임을 도구로 갖고 달려가고 있지만, 인간군상들 중 누군가는 잃어가고 누군가는 지켜가는 이야기다. 그 메시지들을 꼭 한 번씩은 생각해보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리고 조상우가 변해가면서 잃어가고 있는 도덕적인 것들, 스스로 양심을 저버리고 가는 모습들을 보여주면서 나는 어떤가. 나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져보는 감독님의 메시지가 좋았다."
'페르소나', '사냥의 시간'에 이어 '오징어 게임'까지. 다수의 넷플릭스 작품에 참여하고 있는 박해수는 넷플릭스와의 작업에 대해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
"넷플릭스가 갖고 있는 가치관이 상상력과 제작사, 연출가들의 소재나 상상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게 해주는 것에 대해 아티스트들이 너무 좋아하는 것 같다.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기 때문에, 제한받지 않고 할 수 있다는 게 좋은 것 같다."
하반기에는 한국판 '종이의 집'과 '수리남' 촬영으로 바쁘게 보낼 것 같다는 박해수. '오징어 게임'의 여세를 몰아 내년에는 영화 '야차'와 '유령'을 통해서도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또 OCN 드라마 '키마이라'를 통해 TV 시청자도 만난다.
공개 시기가 맞물리면서 뜻밖에 다작 이미지의 배우가 된 박해수. "작품마다 그 캐릭터에 맞는 옷을 입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그가, 연기 인생에서 결코 잊지 못할 터닝포인트가 될 '오징어 게임'에서와 또 다른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 지 벌써부터 주목된다.
[박세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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