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연설에 반박한 미 국무부 "북한에 적대 의도 없다"

[경향신문]
김정은 “미국, 군사적 위협·적대시 여전”

미 국무부 “전제조건 없이 북과 만날 준비”
“남북협력 강력 지지”

미국 워싱턴 국무부 건물.

미국 국무부는 29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정부가 출범했지만 북한에 대한 적대시 정책은 달라진 것이 없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설과 관련해 “북한에 적대적 의도를 품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남북협력에 대한 강력힌 지지 의사도 밝혔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김 위원장의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 관한 논평에서 “미국은 북한에 적대적 의도를 품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국무부 대변인은 “우리는 전제조건 없이 북한과 만날 준비가 돼 있다”면서 “북한이 우리의 접촉에 긍정적으로 반응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국무부는 또한 “우리의 정책은 북한과 외교에 열려있는 조정되고 실용적인 접근”이라면서 “이는 미국과 동맹, 주둔 미군의 안전을 증진하는 실질적 진전을 만들어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김 위원장의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 대한 반박 차원으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은 30일 김 위원장이 전날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5차 회의 2일 회의에서 연설을 통해 “종전을 선언하기에 앞서 서로에 대한 존중이 보장되고 타방에 대한 편견적인 시각과 불공정한 이중적인 태도, 적대시 관점과 정책들부터 먼저 철회돼야 한다는 것이 우리가 계속 밝히고 있는 불변한 요구”라고 말했고 보도했다. 미국 측은 이에 북한에 적대적 의도가 없다고 반박하며 조건없는 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한 것이다.

국무부는 또한 “우리는 남북협력을 강력히 지지한다”면서 “이는 한반도에 좀 더 안정적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남북협력에 대한 강력한 지지 의사를 나타내면서 남북협력이 한반도의 안정적 환경 조성에 기여하는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북미대화는 물론이고 남북대화마저 단절된 상황에서 남북관계 개선이 한반도 상황 관리와 함께 대화를 위한 새로운 기회 마련에 기여할 수 있다고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도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종전선언 구상에 대해 한국과 긴밀히 소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특별대표는 이날 자카르타에서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이 북한에 대해 적대적인 의도가 있지 않다는 점을 다시 한번 분명히 하고 싶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북한에 많은 경로로 접촉해 광범위한 주제에 대한 대화를 제안했지만 답을 받지 못했고, 곧 받기를 희망한다”면서 북한에 “인도적 지원을 제공할 기회를 갖고 싶다”고 덧붙였다.

워싱턴|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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