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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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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유가, 금리, 반도체 겹악재…3000 지지 시험대 오른 韓 증시 [株포트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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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상승에 외국인 수급 불균형 우려

금리 인상 지속에 기술성장주 타격 불가피

외국인 매수 전환에도 반도체 업황 불확실성 지속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한국 증시가 3000포인트 지지의 절체절명의 기로에 섰다. 환율과 유가, 금리, 반도체 업황 등 국내외 복합 악재가 한국 증시를 강타하며 지수의 하방 압력을 키우고 있다. 29일 오전 한국 증시는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급락하며 3030선까지 밀리며 지난 3월 이후 단 한번도 허용하지 않았던 3000선 붕괴를 위협받고 있다.

▶연고점 넘어선 원/달러 환율…외국인 이탈 가속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헝다그룹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 등 대외 불확실성이 환율에 영향을 미치면서 원/달러 환율이 연고점인 1180원대를 넘어서 국내 증시에 부담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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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대외 불확실성으로 안전자산인 달러화 선호 현상이 강해질 것으로 점쳐져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에 대한 투자 매력을 반감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증시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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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을 돌파한 뒤 변동성지수(VIX)가 30포인트 이상 상승을 시도한다면 원/달러 환율이 하락 반전할 수 있다”며 당분간 환율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전날 1조원이 넘는 대규모 선물 매도로 시장에 부담을 준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에도 오전 반짝 순매수를 보인 뒤, 매도세로 돌아서 시장의 하락을 키우고 있다. 이에 최근 9거래일 연속 이어졌던 외국인 순매수 흐름은 일단락된 모습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 매수는 MSCI 리밸런싱이 일단락되고 지난달 원/달러 환율이 진정세를 보이면서 일시적으로 들어온 것으로, 현 외국인 수급이 본격적인 매수세라 보기는 어렵다”면서 “외국인이 추가 매수에 나서려면 기업 실적에 대한 신뢰나 경기 회복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그 단계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증시 실적 모멘텀이 하반기 들어 빠르게 꺾이고 있어 국내 증시의 외국인 수급환경은 중립 수준을 넘어서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실적 모멘텀 바닥통과는 내년 2분기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가·금리 인상에 기술·성장주 불리=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1.50%를 돌파한데 이어 국내 국고채 5년물도 1.9%를 돌파하며 그동안 시장을 이끌어 온 기술주와 성장주의 약세를 부추기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미국 장기 국채 금리는 연준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긴축 우려가 확대되면서 오르는 상황이다. 연준 위원들의 절반은 내년 말 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의 가파른 상승세도 금리 상승을 불러왔다. 미국 WTI(서브텍사스원유) 11월 인도분 선물은 75달러대를 돌파했다.

이에 따라 28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에서는 기술주 등 성장주에 매도세가 몰렸다. 장기금리가 계속 상승하면서 고PER(주가수익률) 종목이 직격탄을 맞으며 애플, 마이크로소프트가 약세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올해 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금리 상승 여파는 국내 증시에도 기술·성장주를 중심으로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 증시에서 국채금리 상승에 기술주가 부진한 반면 금융주가 강세를 보이는 등 업종 차별화가 나타났고 한국 증시 또한 이러한 경향이 나타날 수 있다”며 “그동안 상승 폭이 컸던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기술주가 부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한국 증시는 경제 정상화 관련 업종 위주로 강세를 보이면서 차별화된 장세를 보일 것”이라며 “그동안 가격 상승세가 상대적으로 뛰어났던 일부 친환경 성장주들은 차익실현 물량 출회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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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ML·마이크론 하락…반도체 업황 불확실성 여전= 한국 증시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부정적 전망은 또 다른 악재다. 28일 뉴욕증시에서는 AMAT, ASML 등 반도체 장비업체들의 피크아웃(고점 통과)이 다시 불거지면서 투자의견이 하향조정됐다. 마이크론도 반도체 업종 전반의 하락 여파로 약세를 보였고, 시간외 거래에서는 실적 전망치가 하향조정됐다.

이는 국내 반도체 대형주들에게 부담요인이 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업황 개선 전망과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는 지적이 혼재해 있다.

먼저 지난달 국내 주식시장에서 5조원 넘게 팔아치운 외국인이 이달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매수하면서 반도체 업황 개선이 가시화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원화 약세를 기록하는 와중에도 외국인의 반도체 투자는 이어지고 있다”며 “연말 쇼핑시즌 IT기기와 가전 소비개선, 이로 인한 반도체 수요 확대를 예상하며 4분기 코스피 강세를 반도체 업종이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중국 헝다그룹 리스크가 이같은 외국인 매수세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더불어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이 4분기에 본격화될 수 있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추가 하락 가능성이 상존한다. 이날 오전 SK하이닉스는 10만원 붕괴의 기로에 서 있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헝다 그룹 리스크가 여전히 안심하긴 이르고 중국 시장 내 외국인 동향 역시 리스크 확산 우려를 반영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국내 시장에서 빠져 나가던 외국인 동향을 반전시키진 않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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