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의심 푸는 게 정권재창출에 필요"
이재명 "저를 의심하는 것 타당치 않아"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왼쪽)와 이낙연 전 대표가 28일 SBS TV토론회에서 토론하는 모습 [SBS 방송 유튜브 캡처] |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정수연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들은 28일 SBS가 주관한 TV 토론회에서 대장동 의혹을 놓고 쪼개졌다.
이낙연 전 대표와 박용진 의원은 사업 추진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경기지사를 향한 책임론 제기를 이어갔고, 이에 반론을 펴는 이 지사를 추미애 전 법무장관이 엄호하며 양측간에 날카로운 전선이 형성됐다. 특히 이 전 대표와 추 전 장관은 이날도 대장동 의혹을 놓고 날선 신경전을 벌였다.
◇대장동으로 시작해 대장동으로 끝난 TV토론
이 전 대표는 이 지사를 향해 "대장동 문제에 관해 의심을 가진 국민의 마음을 푸는 것이 정권 재창출에 필요하다"며 "빨리 수사하는 것이 필요하다. (검찰과 경찰이) 합동수사본부를 꾸려 체계적인 종합 수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이 지사는 "합수본이든 뭘 하든 최대한 빨리 (수사를) 하라는 입장"이라면서도 "야당이 특검하자는 이유는 대선 끝날 때까지 뭉게구름을 피우고 의혹을 제기해 정치적으로 하려는 것"이라며 특검 도입에는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 전 대표가 대장동 의혹 보도 후 별도로 확인하거나 조치한 것이 있느냐고 수차례 묻자 이 지사는 "경찰 취조도 아닌데 그런 식으로 하나"라고 발끈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민간 개발이익을 최대 50% 환수하고, 공공개발에는 민간의 참여를 원천 차단해 이번 대장동과 같은 스캔들이 나지 않도록 원천 차단하겠다"며 "공정과 정의가 위태롭다. 다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를 겨냥, 개발사업 수익 분배 구조를 적절하게 짜지 못한 것 아니냐고 지적한 셈이다.
추 전 장관은 이 전 대표를 향해 "국민의힘과 쿵짝이 돼서 '이재명 게이트'로 몰려고 시도한다"며 "우리 후보를 향해 불안한 후보라는 말씀을 하는데 비겁한 네거티브 방식"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 전 장관이 "대장동에 들은 게 많다면서 말을 아끼는데, 이재명 후보와 그 측근을 의심하는 것인가"라고 몰아세우자 이 전 대표는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 아들이 (화천대유에서) 50억원 퇴직금을 받았는데, 준 사람이 누군지 이유는 뭔지 밝혀져야 할 게 많다는 취지"라고 답했다.
그러자 추 전 장관은 재차 "이미 국민의힘 게이트라는 것이 하나둘씩 드러나고 있다"며 "'코끼리의 전체 그림이 그려진다'고 하며 국민에게 의심을 불러일으키고 정쟁거리로 만드는데, 수사할 사안이지 정쟁 사안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에 이 지사도 "국민의힘 쪽을 의심해야 하는데, 우리 안에도 저를 자꾸 공격하고 의심한다"며 "국민은 진상을 이미 가려보고 있다. 저에 대해 'MB'(이명박 전 대통령)가 어쩌느니 하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고 아쉽다"고 맞섰다.
박 의원과 이 전 대표는 보조를 맞췄다. 대장동 의혹과 관련, 직접 이 지사를 정조준하진 않았지만, 사태의 심각성을 부각하며 공동전선을 구축했다.
박 의원은 대장동 의혹을 1991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수서지구 택지공급 비리 사건에 빗대어 "썩은 악취가 진동한다"며 "제2의 LH 사태인 줄 알았더니 더 나아가서 제2의 수서 사태에 맞먹는 정관계 로비 부패의 아수라장"이라고 했다.
박 의원이 "30년이나 지났는데 대한민국이 이 모양 이 꼴이라는 안타까움이 든다. 여야 불문, 정·재계 불문, 불법 관련인들을 싹 다 잡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고 하자 이 전 대표는 "완전히 견해가 같다. 저도 큰 충격을 받고 있다"며 "문자 그대로 복마전 같은 느낌이 든다"고 맞장구를 쳤다.
박 의원은 이 지사를 향해 "대장동 땅이 낳은 황금알이 소수 카르텔에 넘어가고, 서민 주거 안정과 공익성이 증발한 아쉬움이 있다"며 "대장동 사업을 설계하고 주도했다고 여러 차례 말했는데, 어떤 공공성을 확보했나"라고 꼬집었다.
이에 이 지사는 "개발이익을 환수하는 공공사업을 하는 것이 최고의 공공성"이라며 "최소한 대장동은 5천500억원 이상을 환수했다"고 답했다.
이 지사는 마무리 발언을 통해 "적반하장이라는 말이 있다. 도둑이 피해자에 몽둥이를 든다는 것인데, 국민의힘과 보수언론, 토지 투기세력이 딱 도둑 짝"이라며 "저를 의심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국민의힘에 책임을 물어달라"고 말했다.
◇기본 소득 놓고도 명-낙 신경전
한편 이 전 대표는 이 지사의 대표적인 공약인 기본소득 정책을 놓고도 공세를 폈다.
이 전 대표는 "양극화 완화를 위해 기본소득이 필요하다는 데에 여전히 동의할 수 없다. 부자와 가난한 이를 똑같이 하면 어떻게 완화가 되나"라며 "이 지사 말대로라면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에서 양극화 완화에 큰 효과가 없었다고 한다면, 그게 기본소득을 안했기 때문에 그렇다고 보는 건가"라고 물었다.
이에 이 지사는 "양극화 완화에 기본소득이 도움되지 않는다는 것은 하나만 보고 둘은 안 본 것"이라고 응수했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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