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설취소 대신 지위보장 물밑 협의한 듯
초 모 툰 유엔 주재 미얀마 대사가 지난 6월 28일 미국 뉴욕에서 언론 인터뷰 중 미얀마 군부 쿠데타에 대한 저항을 상징하는 ‘세 손가락 경례’를 하고 있다. 교도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
미얀마 쿠데타 이전 정부에서 임명된 유엔 주재 미얀마 대사의 유엔 총회 연설이 취소됐다. 탈레반 집권 이전 정부에서 임명한 아프가니스탄 유엔 주재 대사도 총회 연설을 취소했다.
초 모 툰 미얀마 대사가 27일(현지시각) 유엔 총회 연설자 명단에서 빠졌다고 <뉴욕타임스>가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을 인용해 보도했다.
애초 초 모 툰 대사는 유엔 총회 일반토의 마지막 날인 이날 연설할 예정이었다. 군부 쿠데타로 무너진 정부에 의해 임명된 그는 미얀마의 군부 정부를 공개적으로 비판해 널리 알려졌다. 미얀마 군사정부는 유엔에 초 모 툰 대사를 해임하고 군부 인사로 교체를 통보했으나, 미국은 이를 비판하고 초 모 툰 대사의 대표권을 옹호해왔다.
이번에 초 모 툰 대사의 연설이 취소된 배경에는 미국과 중국, 러시아가 포함된 ‘총회 자격심사위원회’의 회원국 사이에 초 모 툰 대사가 연설하지 않는 대신 당분간 그의 유엔 주재 미얀마 대사 지위를 보장해주자는 물밑 합의가 이뤄졌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탈레반 집권 이전 아프가니스탄의 합법 정부였던 아슈라프 가니 정권이 임명한 굴람 이사크자이 유엔 대사도 전날 오후까지만 해도 연설자 명단에 올라 있었으나, 이날 최종 명단에서 빠졌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보도했다. 모니카 그레일리 유엔총회 의장 대변인은 “아프간 쪽에서 일반토의 참석을 취소한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아프간을 점령한 탈레반 정부는 유엔에 서한을 보내, 이사크자이 대사가 더는 아프간을 대표하지 않는다며 카타르 도하의 탈레반 사무실 대변인 수하일 사힌을 새 유엔 주재 아프간 대사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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